SBS뉴스

뉴스 > 사회

'야간집회 금지' 결정에 우려와 환영 교차

입력 : 2009.09.24 16:54

"집회시위 자유 신장" vs "야간 폭력시위 우려"


24일 야간 옥외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진보·보수 시민단체들의 반응이 갈렸다.

진보성향의 단체들은 "국민의 집회·시위의 자유를 위해 법원이 올바른 판단을 한 것이다"라며 환영했지만, 보수단체들은 "야간집회를 통제하지 않으면 폭력시위가 늘어나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게 될 것이다"라고 걱정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처장은 "경찰과 검찰이 국민의 자유를 무시하고 부당하게 야간집회를 금지해 왔는데 헌법재판소에서 적절히 제동을 걸었다고 본다. 이번 결정이 국민의 기본권 신장에 보탬이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박 처장은 "다만 내년 6월30일까지 경과기간을 둬 그때까지 법원에서 현행법으로 유죄판결을 내릴 가능성을 남긴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법원은 계류 중인 사건에 대해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의 취지를 충분히 고려해 접근해야 할 것이다"라고 주문했다.

헌법소원 청구인인 안진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은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집회에 참여해 폭도로 몰린 시민의 명예가 회복됐다. 기쁘고 다행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안 팀장은 이어 "9명 중 5명이 위헌, 2명이 헌법불합치라고 한 만큼 야간집회 금지는 이제 정당성을 상실했다. 법원은 당연히 관련 재판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려야 하고, 시민을 폭도로 매도한 정권은 국민 앞에 깊이 사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단체인 뉴라이트전국연합의 김진수 대변인은 "지난해 촛불시위에서 보듯 심야 집회는 폭력을 수반하기 쉽다. 지난해 촛불시위처럼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해치는 집회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며 강하게 우려했다.

이어 "헌재의 판단을 존중해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하겠지만, 야간 집회를 무방비로 놔둬선 안 된다. 무언가 적정한 수준의 통제장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라며 보완장치 마련을 제안했다.

자유주의진보연합 최진학 대표 역시 "한국 사회에서 집회나 시위를 하는 사람은 5% 미만에 불과하다. 헌법재판소는 나머지 95%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라며 헌재 결정을 비판했다.

그는 "아직 한국의 시민단체들은 집회에서 터져 나오는 돌발적인 폭력사태 등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야간 집회를 무작정 허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다"라고 지적했다.

시민들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지지하는 의견과 반대하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대학원에 다니는 하모(25)씨는 "집회는 보통 주택가가 아니라 도심에서 이뤄지는데 야간이라고 해서 소음 등을 이유로 집회를 금지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반겼다.

회사원 정모(46)씨는 "표현의 자유를 위해 야간에도 집회를 허용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 같다. 질서를 준수하고 폭력 시위로 변질하지만 않는다면 야간에 집회하더라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회사원 김민철(28)씨는 "퇴근길 교통이 불편해 지고 서울 광장이나 광화문 광장 등 시민들의 휴식 공간도 없어질 것이다. 집회는 낮에도 충분히 효과가 있을 텐데 왜 굳이 밤까지 이어져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헌재 결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주부 이모(53)씨도 "시위대는 밤이 되면 한층 과격해지는 것 같다. 폭력시위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 집회 취지에 동조한다기보다는 그저 난동을 부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장소만 제공해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라고 걱정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