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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북한은] 북한의 '다자회담 복귀' 속셈은?

안정식

입력 : 2009.09.22 07:48|수정 : 2009.09.2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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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한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나서 양자와 다자회담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북미 양자대화를 주장해왔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6자회담을 주장해왔기 때문에 북한이 사실상 6자회담의 틀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은 왜 양자냐 다자냐를 놓고 밀고 당기기가 계속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좀 어렵게 얘기를 하면 이렇습니다.

한미가 6자회담을 주장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두고 회담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6자회담에서 합의된 2005년 9.19 공동성명을 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한다라고 돼 있습니다.

즉 북한이 핵포기를 하겠다고 약속을 한 것에 기반을 해서 회담을 하겠다는 것이 우리나라와 미국의 생각인데요.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통해서 사실상 핵군축 회담을 원하고 있습니다.

즉 자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달라는 취지죠.

그런데 좀 쉽게 양자와 다자의 차이을 들여다보면 이런 면이 있습니다.

먼저 북미 양자대화의 경우는 테이블에 북한과 미국이 앉고 나머지 나라는 구경꾼이 되게 되는데요.

이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면 구경꾼인 나라의 입장에서는 애초에 누가 잘못을 했고 지금은 누가 잘못하고 있는 것인지가 좀 헷갈릴 수 밖에 없습니다.

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쓰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시간이 지나다 보면 "협상 하는데 한 쪽만 잘하고 한 쪽만 잘못하는 게 있을 수가 있냐, 결국 둘 다 어느 정도 잘못한거 아니냐 그러니까 둘 다 양보해라" 라는 양비론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자 즉 6자의 형태가 되면 말하자면 테이블에 6개 나라가 다 앉기 때문에 즉, 구경꾼이 없이 모두가 참가자가 되기 때문에 이 회담에서 나오는 얘기들을 6개 나라가 신경을 쓰고 잘 듣게 됩니다.

이렇게 되다 보면 누가 잘못했는 지가 비교적 명확해지기 때문에 잘못한 나라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잘못한 나라는 나머지 5개국의 욕을 한꺼번에 먹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상황으로 볼 때는 북한이 6자회담으로 복귀를 한다고 해도 6자회담의 껍데기만 살려놓고 실제로는 북미 양자대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자를 원하는 북한과 다자를 원하는 한미 사이에서 회담 형태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지 한 번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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