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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판서 돈 잃자 '생매장'으로 화풀이

입력 : 2009.09.14 10:53

영화에서 범행 모방…"사기도박 자백받으려 했다"


노름판에서 거액을 날린 30대 회사원이 동료 도박꾼을 공동묘지에 장시간 생매장했다가 철장 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4일 도박판에서 전 재산을 날리고 빌린 돈마저 잃게 된 데 격분한 나머지 함께 도박한 사람을 야산에 파묻고 노름빚을 빌려준 채권자를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 등)로 백화점 판매직원 유모(36)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달 17일 도박판에서 4천여만 원을 잃자 자신을 도박장으로 데리고 간 이모(48) 씨를 경기도 가평의 야산 공동묘지로 유인하고서 흉기로 위협해 약 1.5m 깊이의 구덩이에 얼굴만 내놓은 채 파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구덩이 속에 7시간 동안 파묻힌 채 도박 자금을 빌려준 김모(49) 씨와 짜고 사기도박을 하지 않았느냐는 추궁을 받았다.

유 씨는 이 씨에게 채권자 김씨를 불러내게 해 김 씨가 도착하자 흉기로 가슴과 등을 찌른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유 씨는 지난달 13일 오전 11시께부터 서울 중랑구 상봉동의 한 카페에서 이씨 등 3명과 함께 포커도박을 했으며 준비해온 돈이 모두 떨어지자 이 씨의 소개를 받아 김 씨에게서 4천만 원을 빌렸으나 이마저도 잃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 씨는 지난해 3월께부터 도박에 빠져 부모에게서 받은 재산 약 9천만 원을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는 경찰에서 "도박으로 거액을 날리고 난 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사기도박을 당한 것 같은 의심이 들어 사실 여부를 확인해 보려고 범행을 했다"라고 진술했다.

유 씨는 "영화에서 머리만 내놓은 채 땅에 파묻고 추궁하는 장면을 보고 저대로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위협만 할 생각이었으며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