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 소녀 카스터 세메냐(18)가 남성과 여성의 성적 특성을 모두 지닌 양성자(兩性者)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남아공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육상선수권대회 여자 800m 부문에서 금메달을 딴 세메냐를 상대로 `남자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성 차별이라는 논리로 일축하며 거국적으로 세메냐를 감싸온 남아공 사회가 다시 집단 분노를 표출하고 나선 것.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전 부인이자 현역 국회의원인 위니 마디키젤라-만델라는 11일 일간지 더 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생물학적인 문제에 대해 어떤 정신나간 인간이 세메냐를 비난할 수 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성토했다.
마디키젤라-만델라는 이어 "세메냐를 받쳐주고 그가 우리의 영웅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점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은 모든 남아공 국민의 책무"라면서 "이 땅의 모든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궐기해 세메냐와 그 어머니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레오나드 추에네 남아공육상협회(ASA) 회장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세메냐에 대한 성 판별검사 결과를 오는 11월 공개키로 한 점을 강조하면서 "호주 언론이 세메냐에 대해 양성자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호주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전날 세메냐가 자궁과 난소가 없는 반면 남성 생식기관인 고환이 있는 것으로 성 판별 검사에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세메냐의 기족도 격하게 반응했다. 세메냐의 할머니 마푸티 세칼레는 "그들은 미쳤다. 나는 세메냐를 지금껏 키워왔고 그 아이가 여자라는데 추호의 의심도 없다"고 말했다고 일간지 더 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닉 데이비스 IAAF 대변인은 독일에서 실시된 세메냐에 대한 성 판별검사 결과를 전달받았다고 밝혔으나 호주 신문의 보도대로 세메냐가 양성자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부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전문가 그룹에 의해 검사 결과가 검토될 필요가 있다"면서 "검토 결과에 따라 세메냐와 접촉해 후속 조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