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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독극물 피살사건 범인은 '피해자 남편'

입력 : 2009.09.10 14:56|수정 : 2009.09.10 15:47

경찰 "불륜으로 가정불화…충고하는 주민까지 살해"


지난 4월 충남 보령에서 발생한 한마을 주민 3명의 청산가리 피살사건 피의자로 피살자 중 한명의 70대 남편이 구속됐다. 경찰은 범인이 자신의 불륜으로 가정불화를 겪자 부인은 물론 자신에게 충고하는 주민에게까지 원한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충남 보령경찰서는 10일 청산가리로 부인과 이웃 주민 등 3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이모(72)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4월29일 오후 11시께 보령시 청소면 자신의 집에서 아내(73.여)에게 청산가리를 먹여 숨지게 한 뒤 자신의 집에서 100여m 정도 떨어진 강모(81) 씨의 집을 찾아가 강 씨 부부에게 청산가리가 섞인 피로회복제를 건네 강 씨와 강 씨의 아내(73)가 이를 먹고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강 씨의 집 안방에서는 "피로회복제를 놓고 가니까 드시라"는 글이 적힌 신문지와 함께 100㎖ 용량의 드링크 병 2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 결과 신문지에 쓰인 필적이 이 씨의 필체와 일치했고, 잉크 성분도 이 씨의 집에 있던 펜의 잉크 성분과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경찰은 이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보령과 천안, 홍성, 청양, 서천 등 화공약품 취급업소와 서울 종로 청산가리 판매상 등을 상대로 청산가리 구입경로를 밝히기 위한 수사를 벌여왔다.

그 결과 이 씨 지인으로부터 "지난 1월께 만났을 때 이 씨가 '꿩을 잡는데 필요하다'기에 청산가리를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평소 자신의 불륜으로 가정 불화가 심했던 이 씨가 이에 대해 충고하는 강 씨 부부에게 원한을 품고 마을 사람들이 안면도 꽃박람회 관광을 가느라 없는 틈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나 이 씨는 경찰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지만 전에도 몇 차례에 걸쳐 청산가리를 구하려고 시도했고 그럴 때마다 상대방에게 '이 같은 사실을 말하지 말라'고 하는 등 증거를 없애려고 했다"면서 "결정적으로 청산가리 구입경로가 드러났고 필체 역시 일치하는 점 등을 토대로 이 씨를 구속했다"고 말했다.

한편 4월29일 범행 후 이틀이 지난 5월1일 오전 11시30분께 충남 보령시 청소면 한 마을에서 이 마을 주민 강모(81) 씨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벌여왔다.

(보령=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