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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류 미 여기자 "체포당시 중국땅에 있었다"

입력 : 2009.09.02 17:39

"북한에 있던 시간 1분도 안돼"…"증거 없애려 취재노트 찢어 삼켜"


북한에서 풀려난 두 명의 미국 여기자들은 북한 국경을 잠시 넘어갔다가 다시 중국 쪽으로 나왔으나 뒤쫓아온 북한군 병사들에게 강제로 끌려갔다고 북한 억류 경위를 처음으로 밝혔다.

두 기자는 북한군에 잡힌 뒤 취재노트를 찢어 삼키는 등 취재원의 신원을 보호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미국 커런트 TV의 로라 링, 유나 리 등 두 기자는 1일(현지시각) 커런트 TV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국경을 넘어 북한 땅에 있었던 시간이 "1분도 채 안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건이 벌어진 지난 3월 17일 잠시 북한 국경을 넘어갔다가 다시 중국 쪽으로 나왔으나 소총을 들고 뒤쫓아온 두 명의 북한군 병사들이 자신들을 강제로 붙잡아 갔다고 말했다.

이들은 "(북한) 군인들이 우리를 체포했을 때 우리는 분명히 다시 중국 영토에 들어와 있었다"며 "우리는 어떻게든 끌려가지 않으려고 작은 나무 풀과 땅바닥 등 잡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매달리며 버텼지만 군인들을 당해낼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두 여기자는 "그들(군인들)은 얼어붙은 강을 넘어 우리를 북한 땅으로 마구 끌고 간 후 가까운 군부대로 데려가 감금했다"면서, 이후 140일 동안의 억류 기간에 "서로 격리돼 반복적으로 신문을 받았고 결국 재판에 회부돼 12년 강제 노역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당시 국경을 넘어갈 때 표지판은 없었지만 얼어붙은 두만강을 걸어서 건너갈 때 국경을 향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두만강을 건너며 길을 이끌던 조선족 안내인이 탈북자들이 안가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마을을 손으로 가리켰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이들은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들어 중국 쪽으로 되돌아오기 시작했지만 얼어붙은 두만강 위를 절반쯤 건너왔을 때 뒤에서 외치는 소리에 돌아보니 두명의 북한군이 소총을 든 채 쫓아오고 있어 본능적으로 뛰었다"고 다급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가이드와 커런트 TV의 프로듀서 미치 코스는 잡히지 않고 달아났으나 두 여기자는 끝내 북한군에 붙잡혔다.

두 기자는 "(잡히기 전) 북한 땅에 있던 시간이 1분을 넘지 않지만, 이 1분은 매우 후회되는 1분"이라고 고백했다.

당시 가이드에 대한 미심쩍은 감정도 털어놓았다.

이들은 "돌이켜보면 가이드가 마지막 순간에 출발 장소를 바꾸고 중국 공안의 외투를 입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다"면서 "그러나 그를 따라가기로 한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결정이며 우리는 지금까지도 북한에 억류된 어두운 기억들로 이 결정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북한으로 끌려간 직후에는 취재원을 보호하기 위해 증거를 없애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기도 했다.

평양으로 압송되기 전 이들에게는 잠깐 소지품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두 기자는 방 밖에서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가운데 몰래 취재노트를 찢어 삼키거나 비디오테이프를 훼손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평양에서 북한 당국의 신문을 받을 때에도 취재원과 인터뷰 대상자들의 신원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매우 조심스럽게 대답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어 자신들이 석방된 이후 중국과 북한 국경지대에서 활동해오던 탈북지원단체와 수많은 탈북자가 더욱 어려움에 부닥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이들의 활동은 매우 용감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두 기자는 "많은 사람이 이런 고난을 이겨낸 우리의 강인함에 대해 물어오지만, 우리의 경험은 북한에서 살아가는 분들이나 중국에서 탈북자로 사는 이들에 비하면 초라한 것"이라며 "이분들과 탈북지원단체의 고난이 잊혀지지 않기를 소망한다"며 글을 끝맺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