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오늘(29일)은 지난 1910년 한일병합으로 국권을 상실했던 '경술국치'가 일어난 지 99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 통한의 시절,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안중근 의사의 배후에 고종이 있었다는 자료가 공개됐습니다.
최고운 기자입니다.
<기자>
1909년 10월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가 발생한 이듬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일본 총영사가 당시 일본 외무대신 고무라에게 5차례에 걸쳐 기밀 보고서를 보냅니다.
여순 감옥에 갇힌 안중근 의사를 고종 황제가 구출하려 한다는 내용입니다.
1월 29일 첫 보고서에는 고종의 밀사들이 친서를 들고 와 블라디보스토크 한인들에게 구출을 설득하는 상황이 적혀 있습니다.
[밀사들은 고종황제의 옥새가 찍힌 친서를 보여주며 안중근을 옥에서 구하는 일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밀사의 임무는 안중근을 일본 법정이 아닌 러시아 법정에 세워 사형을 면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태진/서울대학교 국사학과 명예교수 : 안중근을 그냥 두면은 사형을 면치 못하고 일본 정부의 동행이 상당히 심각하게 돌아 간다는 걸 예측을 하고.]
보고서는 또 안중근 의거의 배후 세력으로 고종 황제를 지목했습니다.
독립활동에 필요한 무기구입과 안중근 변호비용 등이 고종 측근들로부터 나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한국인 밀정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반일 활동의 근원은 고종이라고 한다.]
이태진 교수는 대한 제국이 경술 국치일 직전까지도 국가 차원에서 독립 운동을 지원했다는 점이 이번 문서 공개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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