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즈 크리에이티브
김해공항에서 GM대우 창원공장까지 약 67km 구간을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로 주행해 봤습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9월1일부터 시판되는 GM대우의 차세대 경차입니다.
디자인에 신경을 썼다는 점은 인정해 줄만 합니다. 일반적인 경차의 '아담함'보다는 스포티한 느낌입니다. 뒷좌석 손잡이는 일반적인 위치인 창문 아래가 아니라 창문 옆에 숨어 있습니다. 언뜻 보면 스리-도어의 쿠페처럼 느껴질 만합니다.
운전석은 웬만한 준중형차 정도로 느껴질 만큼 넉넉했습니다. 뒷좌석은 앞좌석보다는 좁았지만 경차라는 점을 감안해 줘야 겠지요? 동급 최대의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는 GM대우측의 설명이 과장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핸들링은 부드러웠고, 소음이 적다는 것도 특징이었습니다. 다만 80km 이상에서는 힘에 부친다는 느낌을 줬습니다. 가속력의 한계입니다. 경차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까요?
계기판은 대시보드에 내장된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라 핸들 위쪽에 달려 있다는 표현이 적합합니다. 심플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핸들 위에 '붙여 놓다 보니' 좀 작다는 느낌을 갖게 했습니다.
GM대우측은 안전성을 유난히 강조했습니다. 경차를 찾는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을 보완했다는 설명입니다. 초고장력 강판 16%를 포함해 차제의 66.5%가 고장력 강판으로 이뤄졌고, 동급에서는 처음으로 커튼형 에어백을 옵션으로 달 수 있습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이른바 4세대 마티즈입니다. 1998년 첫 선을 보인 뒤 2000년에 '마티즈 2'가 나왔고 2005년 '올 뉴 마티즈'로 이어진 뒤 4년 만에 나오는 후속 모델입니다. 기아차의 '모닝'에게 빼앗긴 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배기량도 '모닝'과 같은 1000cc로 올렸습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생산하고 있는 GM대우 창원공장의 조립 2라인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창원공장은 지난 1991년 '티코'를 처음으로 생산한 뒤 오는 11월이면 300만대 생산을 돌파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300만대 돌파의 주인공도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되겠죠.
지난해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에게 큰 타격을 줬습니다. 미국의 GM은 파산 절차를 거쳐 'New GM'으로 재탄생했습니다. GM대우도 모회사의 경영난과 떨어지는 생산량, 그리고 지난해 엄청난 외환 손실로 자금난을 겪어 왔습니다. 지금도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오는 10월 33년간의 GM 근무를 마치면서, GM대우를 떠나는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GM대우가 GM의 소형차 생산기지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습니다.
보통 신차를 개발하는 데 3천억원이 든다고 합니다. 차 크기가 적다고 개발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GM대우측이 밝힌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개발 비용도 총 2,950억원입니다. 이렇게 엄청난 비용이 투입되다 보니 자동차 메이커가 개발한 신차 한,두 개 모델이 시장에서 실패하면 회사 자체가 휘청거릴 만큼의 타격을 입게 됩니다.
GM대우는 이번에 국내 시장에 내놓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내년부터는 해외 시장에도 수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창원공장의 생산 능력은 21만 여대. 공장 관계자는 25만대까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판매가 늘고, 생산이 늘어 현금이 들어와야 GM대우는 현재의 재무적 위기를 넘기고 금융권의 지원을 받는 데도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모닝'에게 빼앗긴 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과거 '티코'와 '마티즈' 영광을 재현해 낼 수 있을까요? 그래서 GM대우에게 기사회생의 구원 투수가 될 수 있을까요? 모든 게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제3자에게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이지만 GM대우 임직원들에게는 생사를 가를 절박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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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치밀한 분석력이 돋보이는 박민하 기자는 현재 한국은행과 금융업계를 출입하고 있는 경제부의 핵심전력입니다. 2003년 SBS 보도국에 둥지를 튼 뒤 사회부와 경제부에서 활약해왔습니다. 생활에 직접 도움을 주는 알기쉬운 금융기사들과 경제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심도깊은 글들을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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