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들이 올해 하반기에도 신입직원을 거의 채용하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인 20개 대형 공공기관 가운데 올해 하반기 직원 채용계획이 있거나 채용일정이 진행 중인 곳은 기업은행과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3곳뿐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기업은행만 200명 채용일정이 남아있을 뿐, 농어촌공사와 수력원자력은 채용과정이 거의 완료된 상탭니다.
공공기관들은 이미 작년부터 신규직원 채용을 대폭 줄였습니다.
대한주택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토지공사 등 5곳은
작년 상반기 이후 단 한 명의 신입 직원도 뽑지 않았습니다
최근 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고, 증시나 부동산도 그런 기대감을 반영해 연일 들썩이고 있는데 왜 유독 고용시장은 여전히 찬바람이 쌩쌩 부는 걸까요.
취업자수가 지난달 소폭 증가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희망근로'나 '청년인턴' 등 정부의 인위적인 일자리 창출책에 기댄 일시적 성격이 짙습니다.
정부의 한시적 일자리 지원정책이 끝나는 올해말 내년 초 고용대란이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용지표가 회복되지 않으면 아무리 장밋빛 경기전망이 뉴스를 장식하더라도 개별 가구들이 경기 회복정도를 체감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고용부진은 곧 가처분 소득 감소로 연결되고 이는 내수 위축, 곧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악순환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고용 사정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선행지표인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지난달 8만 3000명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올 상반기만 봐도 일자리를 찾아나선 구직인원은 142만 3000명인 반면 기업들이 밝힌 채용 계획 인원은 3분의1 수준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계속되는 고용부진은 우선 기업들이 경기회복에 대해 뚜렷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 큽니다.
기업실적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신규투자를 늘릴만큼 상황이 좋아졌다고 안심하는 기업은 많지 않아 돈을 기업내에 쌓아두는 유보율만 높아가고 있습니다.
신규투자가 안되면 고용창출이 이어지지 못합니다.
또 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졌지만 대부분 해외공장 호전이어서 국내 민간 고용시장에 절대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끼칠지도 의문입니다.
산업의 자동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예전에 일정 경제성장률 대비 고용창출 정도에 비해 지금은 그만큼의 일자리가 생성돼주지 못하는 것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서비스업이 성장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부진한 상황입니다.
고용에 대한 걱정은 사실 우리만이 아닙니다.
미국이나 유럽도 돈을 아무리 풀어 경기를 부양시키려고 하고 있지만 실업률 문제는 골치거리로 남아있습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미국의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염려를 했더군요. 실업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소비 지출이 감소 추세를 이어갈 경우 미국 경제가 더 심한 침체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씀씀이가 큰 미국인들의 내수가 미국 경기와 세계 경기를 동반 끌어올리는 시대는 이제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실업이 늘면서 소득은 줄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저축을 늘리는 행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명한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대공황 이래 최악 침체에서 벗어나긴 시작했지만 에너지 가격상승과 고용률 부진 등의 원인으로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 침체에 빠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두 사람이 약간의 비관적 성향이 짙은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 '고용회복이 더딘 것' 에 대한 염려를 공통적으로 피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일단은 경기 회복을 전제로 내년 고용 관련 예산안을 마련하되, 고용 전망이 계속 어두울 경우 수정안을 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당초 희망근로 등은 올해 말 끝낼 계획이었지만 민간 부문 고용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 일자리마저 끊기면 내년 초 고용대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규모를 조금 줄이더라도 계속 연장실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고용지표는 경기 사정을 3~6개월 뒤따라 반영하는 후행지표입니다.
결국 현재 상황을 보면 경기 종합지수를 볼때 앞으로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은 있는데, 아직 후행지수가 못 쫓아가고 있는 상황 같습니다.
고용이 좋아져야 나아질 텐데, 이것이 관건이 아닌가 합니다.
투자의 99%와 고용의 88%는 중소기업에서 나옵니다.
대기업이 살아나면 거시적인 성장률은 높아지겠지만 서민의 고용과 투자와는 바로 직결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일자리의 종류를 막론하고 고용시장이 회복돼야 실질적으로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회복으로 연결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특히 실업 문제는 경제적인 측면 뿐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한 접근과 맞춤식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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