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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서거후 호남 정치권 변화는?

입력 : 2009.08.23 09:32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호남 정치권의  역 학관계 변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 현대정치사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김 전 대통령은 특히 호남에서 정치적 '대주주'로서 수십년간 텃밭을 일궈왔기 때문에 호남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대통령 서거에 사실상 3김 정치의 종식이라는 정치사적 의미가 부여되는 가운데 3김 정치의 토대이자, 부산물이었던 지역주의의 장벽이 허물어질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유지'인 화해와 통합, 지역주의 극복이 정치권의 화두가 될 개연성이 농후한데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 때 제안한 선거제도 개편 등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한층 탄력을 받으면서 민주당 일당  체제라고 할 수 있었던 호남 정치권에 일대 변화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화.개발독재와 군부독재를 거치는 동안 소외와 차별을 당하고, 현대사의 비극인 1980년 5.18을 거치면서 호남사람들과 민주당이 '정치적 멘토'로서 의지했던 DJ가 사라진 가운데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가미되면 지역 정국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23일 "광주·전남 정치권과 지역민들에게는 커다란 우산이었던 DJ가 사라지면서 DJ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민주당에 대한 충성도도 이완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광주시당 관계자도 "김 전 대통령의 서거와 지역주의를 고착화하는 소선거구제 폐지 등의 제도적 변화가 맞물리면 한나라당이 호남지역에 진입할 공간이 어느 정도 확보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하지만, 민주당에 절대적 지지를 보내온 호남 유권자들이 지지 정당을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제하에 DJ 서거가 호남 정당구도에 미치는 영향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나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민주당에 대한 지역 유권자들의 충성도가 강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앞으로 상당 기간 호남에서 맹주 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2012년 총선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에서 정당 구도를  바꿔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친노(親盧) 신당 등 새로 출현할 정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시선 이동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란 지적도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등 기성 정당과 차별화된 신당에 대한 욕구 분출이 현재로선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민들이 기성 정당 범주 밖에서 '포스트 DJ'  또는 '포스트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려 할 개연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포스트 DJ를 놓고 지역 정치권 인사들 간의 경쟁도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이와 관련, 현재로선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박주선 최고위원, 박지원, 천정배  의원, 무소속 정동영 의원 등이 거론되지만, DJ에 버금가는 정치적 역량을 갖춘  인물이 확연히 떠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DJ맨'으로 '후광'을 업은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도지사의 3선 도전 과정과 결과도 지역에서는 흥미있는 관전 포인트다. 

방정가 관계자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이 한나라당에 맞서는 강력한 대안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지역민들에게 심어주지 못하면 의외로 신당이 약진할 수도 있다"며 "지역정치권 인사들이 포스트 DJ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세규합도  활발해 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