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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답방'약속 언제 실현될까

입력 : 2009.08.19 11:02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서울 답방은 결국 그의 생전에 이뤄지지 못했다.

2000년 정상회담 합의문인 6·15공동선언 제5조는 '김 위원장은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는 문안을 담고 있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의 회고록 '피스메이커'를 보면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당시 처음엔 서울 답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다가 막판 '적절한 시기'라는 문안을 수용, 합의문에 담는데 동의했다.

그러나 이 약속은 김 전 대통령 퇴임 전까지 지켜지지 않았다.

임 전 장관이 2002년 4월 특사로 방북했을 때, 김 위원장은 "남쪽의 한나라당과 우익세력이 6·25전쟁과 칼(KAL)기 폭파사건에 대해 사죄하라 하면서 방문 반대와 반북 분위기를 조성하며 협박하고 있는 판에 서울에 가는 것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게 된다"고 말했다는 것.

당시 김 위원장은 "제3국에서 만나는 방안을 생각해보자"며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를 장소로 제안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수용 불가 결론을 내렸다. 미국을 비롯해 우방의 오해를 살 수 있고 또 반드시 김 위원장이 남쪽 땅에 와야 답방 합의가 의미있게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임 전 장관은 당시 북한 김용순(2003년 10월 사망) 노동당 비서에게 메시지를 보내 제2차 정상회담을 그해(2002년) 6월 하순에서 7월 중순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에서 하자고 역제안했다.

그러나 김 비서는 "판문점은 '악의 축'이라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미군이 관할하는 지역"이라며 일축했다.

그후로도 김 위원장의 답방건을 놓고 남북간 논쟁은 지속됐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10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지만 그때도 장소는 결국 평양으로 결정됐다.

제2차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노 전 대통령이 답방 문제를 재차 거론했으나 김 위원장은 남한 방문은 여건이 성숙할 때까지 미루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김 위원장의 답방 불발은 남북간 합의 중 북한이 이행하지 않은 것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게 됐고 현재도 언제 성사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19일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유가족들에게 조전을 보내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애석하게 서거하였지만 그가 민족의 화해와 통일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길에 남긴 공적은 민족과 함께 길이 전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