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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반목과 악연 정리…'화해와 포용의 병상'

안정식

입력 : 2009.08.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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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달 넘는 투병 기간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상은 화해와 포용의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국내외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잇따라 병원을 찾아 쾌유를 기원했고, 오랜 반목과 악연을 정리한 전직 대통령도 있었습니다.

안정식 기자입니다.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입원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전격 방문해 화해를 선언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 : (오늘 방문을 두 분의 화해로 봐도 되겠습니까?) 그렇게 봐도 좋죠.
이제 그런 때가 온 것도 아닙니까?]

민주화 운동을 이끈 오랜 정치적 동지이자 맞수였던 두 사람이 지난 87년 대선 후보 단일화 협상 결렬 이후 거듭해 온 반목을 청산하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양 김을 따라 나눠졌던 동교동계와 상도동계 인사들도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여 화합을 다짐했습니다.

악연으로 얽힌 전두환 전 대통령도 병실을 찾아 전직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때가 제일 행복했다면서, 이희호 여사의 손을 잡고 쾌유를 기원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 대통령께서 틀림없이 완쾌하셔서 영부인께서 즐거운 마음으로 모시고 나가실 수 있을 겁니다.]

김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이 이끄는 신군부에 의해 사형까지 선고받는 수난을 겪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직접 병원을 찾아 이희호 여사를 위로했습니다.

[인간은 인간대로 최선을 다하고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우리가 기도하는 것이거든요.
최선을 다 해주시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았습니다.

김형오 국회의장과 한승수 총리, 한나라당 박희태, 민주당 정세균 대표 등 문병 행렬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그레그 전 주한미국 대사, 에바디 노벨평화상 수상자도 병실을 찾는 등 국외 인사들의 문병도 줄을 이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생애 마지막 순간, 대립과 반목을 넘어 화해하고 포용하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영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