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2월부터 노인자살예방사업 '성과'
"노인 자살은 30분의 대화와 같은 작은 관심으 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 사는 김모(82) 노인은 지난 달 18일 자살을 결심하고 제초제와 술을 구입해 앞마당에 묻었다.
12년 전 사별한 부인의 기일이었던 이날 알코올 중독인 아들이 술에 취해 김씨에게 행패를 부린 뒤 삶의 희망을 잃었다.
자살을 실행하기로 마음먹은 20일 오전 경로당에 있던 김씨는 노인자살예방 홍보를 위해 방문한 '노인생명돌보미' 전문상담원들을 만나게 됐다.
상담원들은 면담과 검사를 통해 김씨의 자살계획을 알게 됐고 5시간의 상담과 설득 끝에 김씨의 마음을 돌렸다.
상담원들은 김씨의 집에서 제초제와 술을 회수하고 아들의 병원치료와 노인의 우울증 치료 등을 지원했고 아들이 퇴원한 뒤 취업문제 등 사후지원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한 노인(80)은 가족의 냉대가 힘들어서 가족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할 결심을 했다.
이 노인은 고물상에서 식칼과 망치 등을 사서 장롱 속에 숨겼고 투신하기 쉬운 고층 아파트도 물색해 놓았다.
그러던 지난 달 14일 노인상담을 위해 공원을 찾아온 '노인생명돌보미'를 만나 상담을 하게 됐다.
노인생명돌보미의 설득에 따라 전문상담원을 만나 고민과 어려움을 털어놓은 이 노인은 자살계획을 거두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에도 상담원들은 노인의 고민을 듣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원을 찾고 있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에 도움요청을 했다.
경기도는 지난 2월부터 노인자살 예방을 위해 펼치고 있는 노인자살예방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노인 56명의 자살시도를 예방했다고 16일 밝혔다.
도(道)는 최근 노인자살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도내 31개 시군에 노인자 살예방센터 42곳을 마련하고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는 이를 위해 60세 이상 노인들로 구성된 노인생명돌보미 360명과 독거노인생 활관리사 705명 등 1천65명에게 자살위기 노인 분별법 등을 교육했다.
이들은 우울증 등이 의심되는 노인들에게 노인우울검사(GDS-K-R)와 자살생각진 단(SSI) 등의 설문조사를 통해 자살위기 노인을 발굴, 전문상담원의 도움을 받게 한다.
자살위기 노인을 인계받은 상담원들은 긴급히 자살을 막기 위해 응급대처를 한 뒤 심층상담을 통해 사후대처 방안을 마련한다.
사후대처 방안이 마련되면 행정기관과 경찰, 구급대, 보건소, 사회.노인복지시설 등 각 기관이 역할을 분담해 신속히 지원에 나선다.
이같은 자살예방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2천134명의 노인을 상담, 자살도구를 구입하는 등 구체적인 자살계획을 세운 자살위기 노인 56명을 구했다.
도는 앞으로 전문상담원과 노인생명돌보미 등을 늘리는 한편 포스터와 팸플릿 배부, 순회교육, 세미나 등을 통해 자살예방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기도의 노인 자살자수는 지난 2000년 301명에서 2007년 850명으로 7년만에 25 4% 가량 증가했다.
이는 경기도 전체 자살자의 34.9%에 해당하며 매년 10만명의 노인 중 70.8명이 자살하고 있다.
경기도 이상숙 노인복지 담당자는 "노인들은 오랫동안 치밀하게 자살계획을 세우고 죽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 자살성공률이 젊은이의 50배에 이를 정도로 높은 반면 그 기간에 작은 관심을 보이면 예방할 확률도 높다"며 "가족과 주변의 작은 관심 , 30분의 대화면 노인 생명을 살리는데 충분하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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