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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근육은 나이가 들수록 영근다

입력 : 2009.08.15 09:23|수정 : 2009.08.15 10:22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에서 선수들은 20대 중,  후반에 전성기를 맞는다.

그러나 오히려 서른을 훌쩍 넘기고 마흔이 가까워지면서 전성기를 맞는 선수들이 있다.

균형잡힌 근육의 아름다움을 겨루는 보디빌딩 선수들이 그렇다.

보디빌딩 선수들은 대개 30대 중, 후반에 들어서면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4 0~50대까지 선수 생활을 계속하기도 한다.

지난 6월 열린 2009 미스터-미즈 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영예의 '미스터  코리아' 로 뽑힌 박인정(인천시설관리공단)은 올해 만 34살이고, 7월 아시아 보디빌딩 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미스터 아시아'에 선정된 이진호(대구시청)은 35살이다.

다른 종목에 비해 유독 보디빌딩 선수들만이 세월의 흐름을 역행하는 이유가  뭘까.

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홍보이사는 "나이 든 보디빌딩 선수들의 근육은 어린 선수들에 비해 훨씬 '영글어' 있다"고 표현한다.

10대, 20대 선수들은 운동을 통해 근육의 크기를 키우는 데 훨씬 유리하지만 크기만큼 알차고 균형잡힌 근육을 만들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창 이사는 "보디빌딩 경기에서는 근육의 크기만이 아니라 선명도도 중요한데,  어린 선수들은 아직 몸에 지방층이 두꺼워 근육이 선명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지방층이 얇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더 단단해 보이고 선명하게  드 러나는 근육을 자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30~40대 선수들이 근육의 크기에서 뒤지는 것도 아니다.

올해 미스터.미즈 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장년부 +80㎏급 우승을 차지한 김진남(4 1)은 "근육은 누적된다. 오랜 시간 운동을 통해 만든 근육은 조금 쉰다고 해서 쉽게 빠지지 않는다. 대회 때 순간적으로 부풀어오르는 게 아니라 정말 '내 몸'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이가 들면서 생긴 안정감도 어린 선수들에 앞설 수 있는 큰 힘이 된다.

아마추어 권투선수로도 활동했고 태권도, 유도, 스포츠클라이밍 등 다양한 종목을 경험한 끝에 2001년부터 보디빌딩을 시작했다는 김진남은 "보디빌딩은 꼭 명상하는 것 같은 운동이다.

운동을 하는 동안 나 자신과 대화하는 느낌을 받는다"며  "다양한 인생 경험을 쌓으면서 마음에 중심을 잡은 선수에게 유리한 면이 크다"고 말한다.

아무래도 항상 작은 생활습관까지 일일이 관리하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해야 하는 만큼 혈기넘치는 젊은 선수들보다 스스로를 잘 통제할 수 있는 나이 든 선수들이 자기 관리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오랜 시간 선수생활을 하면서 노하우가 쌓였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다.

김진남은 "주변의 40대 선수들은 스스로를 '여우'라 표현한다. 쓸데없이 힘을  빼지 않고 적은 힘으로 필요한 근육만 단련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것" 이라며 웃었다.

물론 나이를 먹을수록 신체능력은 예전보다 떨어지게 마련이라, 부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더 조심해서 운동을 해야 한다.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몸의 신호'에 늘 주의를 기울여 운동을 하는 것이 남들보다 오래, 훌륭한 선수로 남을 수 있는 마지막 비밀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