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정치

[뉴스비평] 최근 경기회복 관련 뉴스에 대하여

입력 : 2009.08.14 12:04

동영상

경제회복 소식을 기쁘게 전하는 SBS 뉴스가 요즘 꼭 붙이는 꼬리표가 있습니다. "고용이 뒤따르지 않아 경기회복이 이어질 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이런 분석은 한국경제의 이중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옵니다. 언론은 고용과 경기회복을 동시에 움직이는 것으로 전제하지만, 경제의 이중구조는 '고용 없는 경기회복'도 가능하게 만듭니다.

SBS 8시뉴스의 클로징 멘트는 경제위기가 사실상 끝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면서, 긴장을 서둘러 풀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경고하고 있습니다. 고용사정 악화가 발표된 지난 12일에는 "샴페인을 꺼낼 때는 아직 아닌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7월 27일 뉴스는 요즘 소비자들은 주머니 사정이 점차 풀리고 있다지만, 서민들의 생활형편은 오히려 나빠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서민'의 형편은 더 나빠졌는데,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은 풀렸다는 보도는 무엇을 말하고 있습니까? SBS 뉴스가 인용한 어느 소비자의 설명이 그 대답입니다.  "주식이 올라서 펀드로 묶였던 돈들도 조금씩 오르니까 현금지출을 한다."는 것입니다. 뉴스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지만, 뉴스에 등장하는 '소비자' 속에 펀드와 인연이 없고, 시청자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은 들어 있지 않은 것입니다. 뉴스는 샴페인을 꺼내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소비자'들은 샴페인을 터뜨려도 탈이 나지 않을 정도로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섰고, '서민'은 샴페인 병을 잡아보지도 못한 것이 요즘의 경제 상황입니다.

7월 27일 SBS 뉴스는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상승이 생산과 소비, 고용 등 실물경제의 호전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반면에 7월 31일 뉴스가 전한 삼성경제연구소의 평가는 우리경제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 회복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입니다. 실물경제는 호전되지 않았는데,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는 경제의 이중구조를 드러냅니다. 국민경제를 떠받치는 내수시장은 소비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의 주머니가 두둑해야 살아나고, 그러기 위해서는 고용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야 한다는 교과서의 가르침은 이중구조 아래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삼성의 주력기업인 삼성전자는 올해도 엄청난 수익을 올렸는데, 그것은 내수가 아니라 수출을 통해 얻은 것입니다. 외환사정과 주식시장, 그리고 수출만 좋아지면 경제는 돌아갑니다.

언론이 참으로 걱정해야 할 일은 고용이 받쳐주지 않아 경기회복의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이 아니라 '고용 없는 경기회복'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부분입니다. 더욱이 '고용 없는 경기회복'은 장기적으로 우리의 경제체질을 약화시킵니다. 지난 10일 SBS 뉴스가 전한 정부 당국자의 말처럼 항상 정부의 "보살핌이 필요한" 경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뉴스의 균형감각은 복잡한 갈등상활을 보도할 때에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뉴스 주제 구성에 있어서의 균형도 매우 중요합니다. 잘나가는 성공자만이 아니라 벼랑까지 밀린 사람들도 찾아보는 뉴스가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7일과 10일 SBS 뉴스가 유난히 덥고 비가 많았던 올 여름을 힘들게 보내는 사람들을 찾은 것은 바람직합니다. 기자는 반 지하 셋방에서는 눅눅한 습기와 곰팡이 때문에 숨쉬기조차 힘들다고 전했습니다. 할머니 한 분이 혼자서 여름을 견디는, 바람 한 점 통하지 않는 옥탑 쪽방의 온도는 폭염경보 기준인 35도를 훌쩍 넘어 38도였습니다. 지상파 방송과 같은 영향력 있는 매체가 이와 같은 사회의 가장 어두운 곳을 자주 찾으면, 정책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명품을 향해 질주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심성을 정화시켜주는 교육효과도 클 것입니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이후 미국의 대북 정책은 분명히 변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SBS 뉴스는 클린턴의 방북을 보도하면서 이미 북미관계가 대치국면에서 협상국면으로 옮겨가기 시작했으며, 그의 평양 방문이 오바마 정부 대북 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럼에도 그 뒤에 나오는 뉴스들은 여전히 대북정책이 변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는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만을 전하고 있습니다. SBS 뉴스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변화의 조짐을 잡아내려고 하기보다는 미국의 정책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를 찾으려고 노력한다는 인상까지 줍니다. 지난 6일 뉴스는 미국은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해야 북미 관계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에 따르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클린턴의 방북이 '인도적 차원의 사적 활동'이었다고 선을 그었다지만, 그것은 오바마 말의 취지를 잘못 읽은 것입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특별한 인도적 노력이 두 언론인의 석방을 이끌어 냈다"는 그의 말은 '사적 활동'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클린턴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라고 읽어야 합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최근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정책의 초점을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핵무기 제조기술의 수출 봉쇄 쪽으로 재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 정부의 관리들이 아직 대북정책 초점의 변화를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재조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10일 SBS 뉴스는 이 기사를 간단히 인용했을 뿐, 이를 부각시킴으로써 변화의 조짐을 잡아내지는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