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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의료산업 메카로 거듭난다

입력 : 2009.08.10 16:52

신 성장동력 확보…"특화 전략이 관건"
오송과 국비·민자유치 2라운드 경쟁 불가피


섬유 등 전통산업의 구조조정 지연과 신성장동력 창출 미흡 등으로 '침체의 길'을 걸어온 대구.경북이 10일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함에 따라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첨단의료산업 네트워킹 중심기지', '의료산업 실리콘밸리' 등으로 불릴 만큼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사업이어서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하지만 과거 밀라노프로젝트(섬유산업 육성방안) 실패 사례에서 보듯이 대형 '국책사업 유치가 곧 지역 발전'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 만큼 특화된 경쟁력 확보와 치밀한 사업 추진 등 앞으로의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1곳을 선정하겠다는 당초 정부의 방침과는 달리 충북 오송과 함께 2곳이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지역으로 선정됨에 따라 향후 국비 투자 배분과 민간자본 유치 등을 둘러싸고 2라운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유치 배경..대구.경북 공조가 주효 = 대구시 동구 신서혁신도시 지구가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로 결정된 것은 전국 지자체 간 입지경쟁 초기부터 대구.경북이 공조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난해 5월 첨단의료복합단지 공동 유치를 결정한 뒤 자문단 구성과 홍보, 유치위원회 발족 등 전 과정에서 긴밀한 공조 전략을 폈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두 지자체의 의료관련 인프라가 모두 입지 평가자료에 포함되면서 평가 전 항목에서 비교적 고른 상위권 점수를 받는 배경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시.도 의료계를 포함한 시.도민의 적극적인 노력도 평가되고 있다. 지역 의료계는 그동안 '모래알처럼 뭉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번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과정에서는 달랐다.

지역 의료계는 ㈔대구보건의료협의회를 구성해 한목소리를 냈다. 또 서울역 등에서 대구시의회 등과 공동으로 상경 유치 홍보전을 펴기도 했다.

◇"신성장동력 확보"..생산유발 76조 추산 = 대구시와 경북도는 신성장동력 부재로 지역 경제의 침체가 가속화돼 온 악순환의 고리를 이번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계기로 끊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구경북연구원 등에 따르면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역 조성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76조878억원, 부가가치유발 40조4천935억원 등으로 추산됐다.

이는 인프라 시설 구축, 연구.개발(R&D) 투자, 기초 연구개발 등의 분야별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여기에다 82만8천412명의 고용유발 효과도 예상됐다.

또 대구.경북의 앞으로 의료서비스 부문 성장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 확보도 부가적인 파급효과로 전망됐다.

고속철도 개통 이후 서울 등으로 빠져나갔던 지역 환자뿐 아니라 외부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지역 유입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수도권 위주의 정부정책과 서.남해안 중심의 국토개발 등으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대구.경북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함으로써 국가 전체적으로도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과제도 남아..밀라노프로젝트 반복은 곤란" = 대구시와 경북도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가 결정됨에 따라 연말까지 단지 운영을 담당할 민간 주도의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회에는 정부기관과 전국 의료계.학계.산업계, 시.도 관계자 등이 참여하며 운영위원회에는 삼성의료원과 POSCO,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관계자 등 국내외 전문가가 참가한다고 시는 설명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이에 앞서 내달 말까지 재단 설립을 주도할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지역 일각에서는 대구를 이탈리아의 밀라노 같은 세계적 패션산업도시로 성장시키자는 취지로 김대중 정부 시절 시작된 밀라노프로젝트와 같은 실패 사례를 반복해서는 곤란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밀라노프로젝트 사업에는 지난 99년부터 2008년까지 9년 동안 국비를 포함, 8천778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결과적으로 실패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계기로 글로벌 경쟁에서 지역이 어떤 식으로 특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첨단 의료산업 분야는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이미 선진국 다국적기업을 중심으로 한 시장 주도권 싸움도 치열한 시장"이라면서 "대구.경북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오는 2038년까지 투자가 예상되는 사업비 5조6천억원 가운데 민간 투자 부분이 3조3천억원 규모이어서 민간 투자와 정부의 국비 투자 등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는 방안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 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면서 "경쟁 지역인 충북 오송이 수도권과 가까운 이점이 있는 만큼 대구는 앞으로 단지 조성의 성공을 위해 정부에 더 많은 요구를 하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유치 추진 어떻게 했나 = 대구시는 2006년 12월 건강산업추진위원회를 구성,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이어 지난해 3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의료산업과를 신설했고 같은 해 5월에는 경북도와 첨단의료복합단지 공동 유치를 결정했다.

이는 의료산업 분야가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를 지역 사회에 조기에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또 지난해 10월 '메디시티 대구'를 선언하고 의료관광과 의료산업 분야 홍보에 나섰고 같은 해 12월에는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위원회를 발족했다. 올해 들어서는 일본 고베 첨단의료진흥재단과 국제 세미나 및 공동 연구 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광주시와는 의료산업 공동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