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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외곽에 위치한 한국 식당.
개점 행사가 한창인 가게에서 한 무리의 손님들이 낚시로 잡은 싱싱한 도미와 오징어를 개점 선물로 내놓고 있다. 이들의 바람은 오직 하나, 이 가게가 문 닫지 않고 번창하여 언제나 막걸리를 마음껏 마시는 것이다.
얼마 전 손님들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2층에 막걸리 전문점을 연 이후 아직 따로 정해진 메뉴가 없다. 막걸리 애호가인 손님들과 서로 메뉴를 연구하고 공유하는 이곳은 가게의 사소한 것 하나하나 손님들의 아이디어가 녹아있다. 이처럼 막걸리 맛을 알게 된 일본인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한국의 술, 막걸리는 색다른 경험의 차원을 넘어 마니아층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한국 막걸리에 이토록 열광하는 일본에도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탁주가 있다.
일본말로 '탁주'를 뜻하는 ‘도부로쿠’는 고두밥을 지어 식힌 다음, 물과 함께 누룩을 섞어 발효시키는 막걸리의 양조과정과 꼭 닮아 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마지막에 막걸리가 물을 섞고 지게미를 걸러내는 것과 달리 ‘도부로쿠’는 아무것도 거르거나 섞지 않고 발효된 원주 상태 그대로를 마신다는 차이가 있을 뿐.
한국의 막걸리와 꼭 닮은 이 술의 정체는 무엇일까?
백제시대 때 수수보리가 일본에 가서 술 빚는 법을 가르쳐줬고 그 술이 아주 맛있다는 얘기가 일본 고사기에 등장한다고 하는데... 어쩌면 하나의 뿌리에서 갈라져 나왔을지 모를 막걸리와 일본 탁주.
그러나 막걸리가 농주, 노동주로서 서민들의 삶 속에서 하나의 영역을 만들어 온 것과 달리 청주(사케) 위주로 흘러온 일본 술 시장에서 ‘도부로쿠’는 간신히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일본의 중년과 노년층에게 잃어버린 그리운 맛이 되어버린 ‘도부로쿠’.
이제 일본인들은 ‘도보로쿠’의 맛과 추억을 한국의 막걸리를 찾고 있다.
일본인들에게 잊혀진 탁주의 맛을 깨우쳐주고 있는 막걸리는 어느덧 일본의 중년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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