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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만난 뒤, 12년형을 선고받았던 두 여기자를 석방했습니다. 이날 SBS 뉴스는 북미관계가 대치국면에서 협상국면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스는 따라서 클린턴의 이번 방북이 오바마 정부 대북 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대북 정책의 전환은 클린턴의 방북보다 훨씬 앞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지난 7월 31일의 뉴스비평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SBS 뉴스는 캠벨 미 국무부 차관보가 제시한 '포괄적 패키지'에 담긴 대북 정책 변화의 신호를 놓쳤습니다. 지난 7월 23일 뉴스는 포괄적 패키지에 대한 북한 쪽의 반응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해석했습니다. 이날 뉴스가 미국의 새 제안에 대한 북한의 거부의사를 보도하면서 인용한 북한 쪽의 거부 이유는 "우리 안전과 자주권, 나의 생명을 어찌 돈과 바꿀 수 있겠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포괄적 패키지에는 경제지원 뿐만 아니라 북한의 안전과 자주권을 보장하는 '북미관계의 정상화'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북한 쪽의 반응은 포괄적 패키지의 전면 거부라기보다는 안전과 자주권에 대한 보장을 강하게 요구한다는 뜻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뉴스는 북한의 태도를 전면 거부로 해석함으로써 북미 관계에 고조된 긴장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SBS 뉴스는 지난 7월 23일 미국 상원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하도록 검토할 것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5일 뉴스는 클린턴이 정부 특사가 아닌 만큼 어떤 형태의 메시지도 북한에 전달하지 않았으며, 여기자 석방과 북핵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백악관 대변인의 말을 전했습니다. 미국 의회 움직임과 백악관 발표는 미국의 공식적인 입장입니다. 한편으로 미국 정부는 북한 쪽과 물밑 대화를 진행시키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여기자 문제를 미국과의 직접 대화로 나아가기 위한 지렛대로 붙들고 있던 북한이 아무런 보장도 받지 않고 여기자를 석방했다고 본다면 합리적인 판단이 아닙니다. 지난 4일 SBS 뉴스는 "북한의 태도에 따라서는" 클린턴의 방북이 남북 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클린턴이 두 여기자 문제 외에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 모 씨 문제도 언급하고, 이에 따라 북한이 유 씨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면,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보다 진전된 대북 구상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었습니다.
뉴스가 공식 발표와 물밑 움직임을 구분하지 못하고, 미국 당국의 발표에 집착하면 북미 관계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위험이 있습니다. 클린턴의 방북이 남북 관계의 전환점이라는 전망에는 우리 정부의 진전된 대북 구상은 북한의 태도가 변해야만 나올 것이고, 미국이 유 씨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함으로써 북한의 태도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제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지난 7월 31일 SBS 뉴스는 유해한 황사의 진원지가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내몽골 자치구에 있는 차깐노르 일대라는 것입니다. 봄철 황사 먼지의 80%가 이 일대 말라버린 호수와 사막화된 초원의 알칼리 분진과 비슷하다는 조사결과가 최근 나왔다는 것이 뉴스의 설명입니다. 반면에 SBS 뉴스는 지난 2007년 3월 27일부터 황사의 발원지 2천 6백 킬로미터를 횡단 취재한 연속기획을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내몽골의 훈산다크 사막, 몽골 고비사막, 만주지역의 커얼친 사막들이었습니다. 뉴스는 차깐노르가 이미 알려진 다른 황사 발원지에 비해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했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쌍용차 농성현장을 비춰주는 텔레비전 화면은 흡사 전쟁터를 보는 것처럼 참혹합니다. 쌍용차 사태는 정리해고 대상에 올라 농성에 가담한 노조원들과 정리해고를 면한 노동자들의 생존문제가 걸려있습니다. 더욱이 채권단들의 계산, 회사의 사활을 건 하청업체들, 해산 작전에 들어간 경찰, 그리고 평택지역 주민들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얽혀 매우 복잡합니다. 사태가 파국을 맞았을 때의 법적 정치적 책임문제도 있어 관련자 모두 신경이 곤두서 있습니다. 이럴 때 뉴스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균형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5일 뉴스는 문제가 있습니다. 회사 측 직원과 점거지지 농성자의 충돌상황을 보도한 뉴스는 회사 측 직원 10여 명이 농성자 한명을 넘어뜨린 뒤 밟고 몽둥이질을 하는 영상을 비춰주고 있었는데, 화면과 함께 나온 기자의 설명은 '사측 직원과 파업지지 농성자들의 몸싸움'이라는 것입니다. 뉴스는 또 진압과정에서 노조원 23명이 '검거'되고, 27명이 '자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경찰이 농성 노조원들의 강제 해산에 그치지 않고 이들을 연행하고 있는 사태에 대해 검거나 자수와 같은 범죄 사건을 설명하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적절치 않았습니다.
지난 2일 SBS 뉴스의 클로징 멘트는 "양보와 타협으로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을 전하지 못해 안타까워했습니다. 공감이 갑니다. 클로징 멘트는 "무엇이 갈라져 있는 우리를 하나가 되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집단을 하나로 묶는다는 것은 원래 불가능합니다. 이해관계의 조정을 통해 다르면서도 평화공존을 이루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은 다름 아닌 정부와 언론이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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