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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아이들 10명 중 7명 "학교 떠난다"

정혜진

입력 : 2009.07.31 20:51|수정 : 2009.07.3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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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결혼이민자가 급증한 건 지난 90년대 중반, 이제 그 자녀들이 벌써 중·고등학교에 다닐 나이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중 상당수가 교육에서 소외돼 학교조차 다니지 않고 있습니다.

SBS 연중기획 가족이 희망이다, 오늘(31일)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 교육문제를 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8년전 엄마를 따라 몽골에서 한국으로 온 19살 민지양.

초등학교 3학년 나이였지만 한국어를 몰라 유치원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동생뻘 어린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다 결국 몽골학교로 옮겼습니다.

[민지(가명)/몽골 출신 :  12살에 (한국에) 왔는데, 처음엔 유치원에 다녔어요. 다니다가 결국 00몽골학교로….]

중·고등학교는 다시 한국학교를 들어갔지만 소외감은 더 심해져 학업포기를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민지처럼 초중·고등학교에 다닐 나이의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줄잡아 2만 5천명.

이 가운데 6천여 명, 24%가 학교 밖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고등학생 나이에 학교를 다니지 않는 비율은 70%에 육박합니다.

[공장에서 대부분 일하거나 호프집에서 서빙이나 아니면 레스토랑에서 서빙 이런 거 해요.]

하지만 아이들이 왜 학교를 떠나는지, 학교를 떠난 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 관련업무가 복지부와 교육부와 행안부 등에 나뉘어있어 일관성있는 정책추진도 어렵습니다.

더욱이 3, 4년 뒤에는 결혼 이민자들이 급격히 늘어난 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진학할 나이가 돼 이대로 방치하면 문제가 훨씬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김준식/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관장 : 현재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대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데요. 그 아동들이 중·고등학교에 올라가면 더 큰 문제에 부딪칠 수 있습니다.]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교육에 따라 이들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인적 자원이 될수도, 반대로 사회 갈등 요소가 될 수도 있는 만큼 하루 빨리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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