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때문에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자살했다면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법 민사1단독 박상국 판사는 A보험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모 씨의 유족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보험사는 유족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한 경우 그것은 자기의 생명을 끊는다는 것을 의식하고 의도적으로 자기의 생명을 절단하여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며 "이것이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박 판사는 "박씨가 사망 당시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보험사가 제시한 오피스텔 옥상의 사진 등 증거자료만으로는 박씨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킨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정신질환을 앓던 박씨는 2005년 11월 상해사망 사고보험에 가입한 뒤 지난해 6월 중순 경기 부천시 자신이 살던 오피스텔에서 투신자살했다.
보험사는 실직 상태였던 박씨가 대출금 4천만원을 갚지 못하고 있었던데다 박씨가 몸을 던진 오피스텔 옥상의 난간이 고의가 아니면 떨어질 수 없는 높이인 점 등으로 미뤄 투신자살한 것으로 보이므로 "계약상 면책사유에 해당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전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