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상들 "10년간 묵인하다 이제 왜?" 반발
시중에 유통되는 등산용 수입칼을 무심코 들고 다니다 경찰서로 연행돼 낭패를 겪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경찰이 날길이 15㎝ 미만이라도 흉기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수입칼을 불법무기로 규정하고 소지자들을 무더기로 입건하고 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외사계도 최근 동작구의 한 수입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최근 3년의 판매기록을 확보하고 구매자들을 차례로 소환 조사하고 있다.
날길이 6㎝ 이상인 칼은 모두 현행법상 무기인 '도검'에 해당해 소지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들이 당국의 허가 없이 칼을 불법으로 소지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구매자들을 불법무기 소지 혐의로 입건하고 소지한 외제 칼과 단검 등은 모두 압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8월 도검류 단속기간에 맞춰 시작된 수사로 법에 따라 공정하게 조사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날길이 6~15㎝의 칼이 최근 10여년간 경찰과 세관의 감시ㆍ감독 하에 사실상 자유롭게 수입돼 등산ㆍ아웃도어 제품으로 판매됐다는 점에서 '고무줄단속' 논란을 빚고 있다.
총포ㆍ도검ㆍ화약류 등 단속법에서 도검은 날길이 15㎝ 이상의 칼이며 그 보다 짧으면 원칙적으로 도검이 아니다.
다만, 경찰은 `날길이가 15㎝ 미만이라도 흉기로 사용될 소지가 있으면 도검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근거로 단속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등산용 칼 수입업자들과 개인 소장가들은 경찰이 애매한 법률 규정을 근거로 갑자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자 무고한 시민을 전과자로 양산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 유명 도검판매업체 관계자는 "15㎝ 이하 수입칼은 외형이 문제가 되면 세관에서 경찰 질의회신을 하고 통관시킨다.
10년간 한 번도 단속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불법도검으로 처벌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라고 비난했다.
서초구에 사는 김모(37)씨는 "얼마 전 투검(投劍)과 표창을 갖고 있다가 잡힌 '시위꾼' 사건이 이번 단속의 빌미가 된 것 같다. 아웃도어 나이프 샀다고 경찰서 불 려가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더욱이 압수된 도검의 평균 가격이 15만∼25만원이고 고급 모델은 200만원이 넘어 소장가들의 경제적 손실도 크다.
경찰 관계자는 "법규를 무시하고 칼을 무허가로 산 개인의 잘못이 크다. 칼의 반환 여부는 검찰과 논의해 신중히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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