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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 여아에게 '자러 가자' 했다면 폭행"

입력 : 2009.07.16 09:38


술에 취한 상태였더라도 '우리 집에 자러가자'며 여자 초등학생을 붙잡아 끌었다면 약취행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영리약취·유인 등)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 씨가 위험 대처 능력이 미약한 초등학교 5학년 여아의 소매를 잡아끌면서 '우리 집에 자러 가자'고 한 것은 그 의도와 상황, 피해자의 의사 등을 종합할 때 그를 지배하에 두려는 약취의 수단인 폭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반항을 억압할 정도가 아니라도 상대를 지배하에 둘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 이 밖에 힘을 사용하는 것도 약취의 수단이 되며 이는 행위 당시의 정황이나 피해자 의사 등을 함께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박 씨는 지난해 12월 술에 취한 상태에서 A양(11세)에게 다가가 "우리 집에 같이 자러 가자"고 소매를 잡아당기며 약취하려다 A양이 경찰에 신고해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박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으나 2심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 상태에서 함께 가자며 소매를 붙잡은 것을 상대를 지배하에 둘 정도의 폭행으로 평가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