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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엔 "생명체이므로 환불 안된다"는 조항과 "병에 걸려 폐사하면 가격의 50%를 더 내는 조건으로 똑같은 종류의 애완견을 준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매니저란 사람이 "건강한 강아지니까 걱정마라"고 말하는 바람에 그냥 흘려 들었죠.
문제는 사흘 뒤 발생했습니다.
갑자기 구토를 하고 배설물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이었죠.
급히 동물 병원에 가니, '파보 장염'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수술을 하면 살아날 확률이 60% 정도라고 했고, 수술비만 60만원이나 된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애견센터는 갑자기 전화 먹통...매니저란 사람은 '휴가중' 또는 '통화불가'란 메시지만 남겼습니다.
결국 열흘 쯤 지나 강아지는 폐사하고 말았습니다.
애견센터를 직접 찾아가 항의하니 '원래 50%, 그러니까 20만원을 더 내야 똑같은 강아지를 주는데, 이번 경우에 한해 그냥 한 마리를 더 주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마음 상한 안 씨는 무조건 '환불'을 요구했더니 그제서야 계약서 상 '생명체이므로 환불이 안된다'는 조항을 들며 나왔고..
결국 한국 소비자원에 민원을 접수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강제조항이 없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라'는 것 외엔 없었습니다.
결국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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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소비자 분쟁 문제는 대부분 '소액 사건'이라서 안 씨처럼 법에 호소하기가 쉽지 않을 상황이 대부분입니다.
초고속 인터넷 결합 상품 같은데 문제가 생기면 돈 몇 만원 때문에 소송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겠죠.
이런 경우처럼 소비자 분쟁이 많이 일어나는 업종 16개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습니다.
안씨처럼 애완견 분쟁의 경우, 폐사 뿐 아니라 폐사의 주요 원인인 심각한 질병에 감염된 경우도 보상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계약서 상에 질병 감염 여부를 명시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인터넷 결합상품도 분쟁이 늘고 있는데요.
인터넷과 IPTV 등 결합상품의 경우 두 가지 이상을 동시에 쓰는 조건으로 큰 할인을 받게 되죠.
그런데 한 상품이 문제가 생겨서 해지하려 하면 나머지 상품의 할인이 없어진다는 게 대부분 상담사들의 답변입니다.
앞으로 사업자의 귀책 사유로 장애가 생기는 경우, 소비자는 아무런 손해없이 결합상품 전부나 일부 상품을 해지할 수 있게 됩니다.
나머지 상품을 그냥 쓰고 싶으면 기존 할인혜택을 유지하면서 쓸 수 있다는 겁니다.
최근엔 국내 영어캠프 중도 해지에 대한 분쟁도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캠프가 열린 뒤 소비자 사정으로 중도 해지하더라고 전체 일정의 3분의 1만 지나지 않은 경우, 총 금액의 3분의 2를 돌려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만약 사업자가 잘못한 경우라면 모든 금액에다 총 금액의 3분의 1을 얹어서 배상받을 수도 있게 했습니다.
그 밖에도 결혼정보업, 전화서비스, 가발, 옷 치수문제, 신발, 가구, 가방, 공연, 세탁업, 신용카드업, 국내 여행, 국제여객, 이동통신, 이사 화물 등 우리 생활에서 겪는 '소액 분쟁 문제'에 대한 기준이 마련될 예정입니다.
이번 개정안은 각계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내년 초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위에서 말한 안 씨 같은 사건을 겪으면 당장은 법에 호소해야 하지만 내년부터는 일정 기준에 따라 처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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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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