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교토 우지시 윤동주 시비건립 1만명 서명운동
일본 시민들이 시인 윤동주(1917~1945)의 기념비 건립을 위해 대규모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서명운동은 석 달 동안 참가자가 6천명을 넘어서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일 일본 시민단체 '시인 윤동주 기념비 건립 위원회'(위원회)에 따르면 이 단체가 교토부(京都府)에 윤동주 시인의 기념비를 건립할 것을 건의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벌이고 있는 서명운동에 현재까지 6천300여명이 참여했다.
2005년 발족한 이 단체는 교토부 우지시(宇治市)의 우지강(江) 부근에 위치한 부립 우지공원에 윤 시인의 기념비를 세우고자 5년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계획이 성사되면 이 기념비는 일본 내에서는 대학 캠퍼스 밖에 설치되는 첫 번째 윤 시인의 기념비가 된다. 현재 일본에는 도시샤(東志社)대학과 교토조형대학 등 2곳의 대학 내에 윤동주 시인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위원회에는 안자이 이쿠로 리츠메이칸대 국제평화박물관장 같은 저명인사나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측 인사 등이 공동 대표로 참여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활동가들은 윤 시인의 시와 생애를 기리고자 뜻을 같이한 일반 시민들이다.
위원회는 그동안 일본인들과 재일교포, 한국인 등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벌인 끝에 900여명으로부터 550만엔(약 7천200만원)을 모금했고 이를 통해 이미 작년에 가로 120cm, 세로 175cm, 폭 80cm의 기념비를 제작해 놓기도 했다.
기념비에는 윤 시인이 1941년 모교 연희전문대학교의 학우회지 '문우'에 발표한 시(詩) '새로운 길'을 시인의 자필을 본떠 새겨 넣었다.
기념비가 완성됐음에도 위원회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공원 내 기념비 설치 여부를 승인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교토부가 위원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그동안의 서명운동 결과를 교토부에 전달했으며 1만명 참여를 목표로 현재에도 서명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우지시는 현존하는 윤동주 시인의 사진 중 가장 마지막 것으로 알려진 사진이 촬영된 곳으로 윤 시인과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교토 도시샤(東志社)대학에 재학 중이던 윤 시인은 귀국을 앞둔 1943년 6월 대학 친구들과 함께 이 지역에서 송별회를 했고 우지강의 한 구름다리 위에서 사진촬영을 했다.
윤 시인은 한 달 후 독립운동을 한 혐의로 일본 고등경찰에 체포돼 투옥됐다가 1945년 2월 후쿠오카의 형무소에서 숨졌다.
사진은 1995년 KBS와 NHK가 공동으로 윤 시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중 발견돼 공개됐으며 사진을 통해 윤 시인과 우지시의 인연을 알게 된 이 지역 시민들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기념비 건립을 추진해왔다.
콘타니 노부코(紺谷延子) 사무국장은 "교토부가 기념비 건립에 적극성을 띄어줄 것을 기대하며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서명에 참여해줬다. 서명자 수가 조만간 목표했던 1만명을 쉽게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교토부가 기념비 건립을 승인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명 운동 참가자 중에는 윤동주의 시(詩)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의 사상에 감명받은 사람도 있으며 비극적인 생애가 안타까워 뜻을 같이한 사람도 있다"며 "윤 시인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지만 다시는 윤 시인 같은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기념비 설립의 취지에는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사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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