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시행에 맞춰 단속하면 영세업소 타격 때문
잔반 재활용을 금지하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다음달 3일 발효되지만, 서울시는 단속 시기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잔반 규정을 위반하는 업체 대부분이 영세 식당인데다 한 번만 적발돼도 1개월 동안 영업이 정지될 정도로 제재가 강력해 무작정 단속에 나선다면 경제난을 겪는 업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돼도 충분한 계도기간을 거쳐 사람이 많이 몰리는 점심때에 집중적으로 단속한다는 원론적인 계획만 세웠을 뿐 구체적인 점검 시기는 정하지 못했다.
시는 계도 활동 후 대략적인 점검 기간을 정해 예고한 다음 점검한다는 방침이나 그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시는 지난 4월 개정안이 공포되고서 3개월간의 유예기간 동안 시내 식품접객업소들을 대상으로 홍보·계도 활동을 벌였지만 잔반 규정에 대한 업계의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판단을 한다.
실제로 시내 식품접객업소 92곳을 대상으로 최근 잔반 재사용 여부를 시범 점검한 결과 5곳이 적발됐다. 시가 법 시행 시점에 맞춰 선뜻 단속에 나서지 못한 채 고민한데는 대부분 위 반 업소가 영세하다는 점도 작용했다.
시 관계자는 "대형 업소들은 위생 관리가 비교적 잘 이뤄지는 편이지만, 적발된 업소 대부분을 차지한 소형 업소들은 밥과 반찬, 찌개 등을 재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는 시범점검 경험을 바탕으로 추후 소형업소를 위주로 점검할 계획 이지만 영업정지 처분이 업소에 미치는 타격을 고려해 단속은 최대한 신중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식품 접객업소가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물을 재활용해 조리한 사실이 처음 적발되면 영업정지 1개월, 두 번째 적발되면 영업정지 2개월, 세 번째 적발되면 영업정지 3개월의 제재를 가하도록 규정한다.
1년 이내에 네 번째 적발된 업소는 영업 허가를 취소하거나 업소를 폐쇄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업소들은 손님을 끌 수 있다는 생각에 음식을 넉넉하게 내놓았다가 잔반을 모두 버리면 쓰레기 처리 비용이 만만치 않아 재활용의 유혹을 느끼는 것 같다.
반찬을 조금씩 자주 주는 곳이 위생관리에 좋다는 쪽으로 고객 인식이 먼저 변해야 개정안이 실효를 거둘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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