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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의 딸이라도..

이한석

입력 : 2009.06.29 21:50|수정 : 2009.06.30 11:39


탤런트 장자연씨 사건 이후 연예기획사와 연예인간의 노예계약과 성상납 문제가 불거졌는데요.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지난주 경찰이 노예 계약을 미끼로 소속 연예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연예기획사 대표를 구속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습니다.

기획사 대표의 구속 사실이 기자들에게 알려진 뒤  일부 기자들이 피해 연예인에 대해 확인에 나서면서 피해자가 심한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다는 겁니다.

이것이 사실인지 아직 언론사 안에서도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연예인이 며칠 전 갑자기 사라진 뒤 아직까지도 소식이 없습니다.

법원이 구속영장과 공소장을 기자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일종의 관례였는데 이로 인해 이 문제도 원점에서 재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법원측은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기자들은 오보를 내지 않기 위한 마지노선을 유지하기 위해 영장을 보고 취재의 설계도를 짭니다.

그런데 기자에게 영장이라는 취재 통로가 막힌다는 것은 대단히 치명적입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며 책임은 전적으로 언론에게 있으며 대단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언론의 욕심이 출입처와의 신뢰를 깬 것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이미 사망한 장자연씨의 실명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서도 이른바 사자 명예훼손 죄가 성립될 수 있고 이에 대해 언론 누구도 가해자라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언론이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활발하게 활동중인 피해자에 대해 확인 취재에 들어갔다는 게 사실이라면  피해자 개인에게는 정말 커다란 고통일 겁니다.

그 분이 경찰 수사에 응했던 것은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위한 숭고한 뜻에서 비롯됐기 때문일텐데 되려 칼은 아무 잘못 없는 꿈 많은 젊은 여성의 심장을 겨누고 있습니다.

취재의 의도가 어땠는지는 별건으로 하더라도 그 피해자가 과연 댁의 아들, 딸이었다면 어땠을 지 자못 궁금합니다. 

  [편집자주] 활발하고 저돌적인 취재로 사회2부 법조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한석 기자는 2005년 SBS 공채로 보도국에 입사했습니다. 사건기자 시절에는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일산 초등생 엘리베이터 폭행 사건을 팀원들과 함께 특종 취재해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