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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들] 만화로 희망을 전하는 조수진씨

입력 : 2009.06.22 12:44|수정 : 2009.06.2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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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의 투병기를 만화로 그린 카툰집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암 3기에 전이까지 돼 힘겨운 상황에서도 독자들에게 희망을 전하며 절망하지 않는 카툰작가의 삶을 들여다본다.

동글 납작한 얼굴만 보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아리송한 캐릭터!

요즘 온라인 상에서 소위 뜨고 있는 이 캐릭터는 '오방떡 소녀'다.

주인공인 '오방떡소녀'는 임파선 암 3기로 4년 째 투병하고 있는 서른살 청춘이다.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린 이 만화는 개인블로그에 올리자마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정은/조수진 씨 카툰 독자 : 암환자분들의 심정이 잘 드러나 있어서 '나중에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대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절망하기엔 너무 젊은 그녀의 솔직하고도 당찬 투병 이야기는 암환자와 그 가족들을 중심으로 알려져 연재 3년째인 지금은 6만 명이 넘는 고정 독자층을 갖고 있을 정도다.

[조수진/카툰 작가 : 젊은 암환자들이 제 블로그에 쪽지를 많이 보내주세요. 그런 걸 받으면 되게 감사하고 대신에 약간 책임감, 아 진짜 건강해져야겠다.]

'왜 하필 암인가?' '왜 하필 나인가?라는 의문에 힘들었던 그녀가 현실을 받아들이고 시작한 것이 바로 '오방떡 소녀'다.

[조수진/카툰 작가 : '왜'라는 질문에 답이 없더라고요. 그걸 계기로 내가 어떻게 변하느냐 그런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힘에 겹지만 당당하게 암과 맞서는  그녀의 작품이 올려질 때마다 독자들의 수많은 댓글이 따라 붙는다.

[조수진/카툰 작가 : 뭔가 힘들고 억울한 게 있고 뭔가 있는데 그걸 말로 표현 못하는데 제 만화에서 그런 것들을 콕 집어 주는 게 있대요.]

암세포가 허리와 골반뼈까지 전이된 조수진 씨.

정기 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조수진/카툰 작가 :  선생님, 제가 투병 만화를 그린 것이 책으로 나왔는데요. 선생님 드리려고 한 권 가지고 왔는데.]

그녀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는 치료에서도 효과를 보고 있다.

[김삼용/충남대학교 병원혈액종양내과 교수 : MRI에서 척추 부분이 좋아졌는데, 기침이나 가래도 없어요?]

[조수진/카툰 작가 : 기침도 많이 나았어요.]

[김삼용/충남대학교 병원혈액종양내과 교수 : 수진 씨의 경우는 상당히 밝고 긍정적이고 그런 밝은 표정이라던가 이런 생활 태도가 투병하는데도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아프고 난 뒤 그녀에게는 대수롭지 않았던 모든 것이 다 가치있는 의미로 깨달아진다.

특히 친구의 소중함은 더 크게 다가온다.

[조수진/카툰 작가 :  너무 즐거워요. 사실 혼자 걸을 때는 혼자 걷는 대로 명상에 잠기기도 하고 생각도 많이 하고 그러는데, 이렇게 같이 걸으면서 얘기 나눌 때 그 나름의 즐거움이 커서….]

[박승리/조수진 씨 친구 : 수진이는 그걸 있는 그대로 그것 때문에 좌절하거나 불평하거나 그러지 않고 그 상황에서 항상 즐겁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어쩔 땐 저보다 더 열심히 활동적으로 살아가는 게 대단한 거죠.]

암투병 4년동안 그녀가 밝고 힘차게 살 수 있게한 버팀목은 무엇보다 가족들이었다.

[조수진/카툰 작가 : 부모님도 그렇고 언니도 그렇고 한 번도 지치거나 힘들어 하는 내색없이 모든 걸 제 위주로 하면서도 항상 변함없이 저를 돌봐주셨고….]

특히 동생의 병을 자신의 병인양 함께 아파했던 언니는 '오방떡 소녀'에게 하늘이 준 선물이었다.

[조수연/조수진 씨 언니 : 어쩔 땐 손을 꼭 잡고 '언니 덕분에 내가 잘 살아 있는 거 같아 너무 고마워'하고 말할 때가 많이 있어요. 동생이 나을 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 있잖아요.]

젊은날 느닷없이 찾아온 암이란 불행!

그 어둠의 무게에 굴하지 않고 만화를 통해 희망을 함께 나누는 오방떡 소녀 조수진 씨의 내일 날씨는 늘 맑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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