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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러 갔다가..' 싸늘한 시신이 되어 발견

정유미

입력 : 2009.06.16 20:22|수정 : 2009.06.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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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납치 살해된 엄 씨는 국제 의료 봉사단체 소속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예멘에서 봉사활동을 해 왔습니다. 일주일 전쯤 한국의 가족들과 전화 통화를 한게 마지막이었습니다.

보도에 정유미 기자입니다.

<기자>

대학에서 기독교 교육학을 전공한 엄영선 씨는 졸업후 주로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지냈습니다.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국제 의료봉사단체 월드와이드서비스 회원으로 예멘생활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입니다.

다양한 국적의 의사와 간호사, 기술자 등이 소속돼 있는 이 단체는 예멘 사다 지역에서 무료 진료나 병원 보수 같은 봉사 활동을 해 왔습니다.

엄 씨의 역할은 다른 회원들의 자녀를 돌보고 가르치는 것이었습니다.

엄 씨는 개인 홈페이지에 사진과 함께 예멘 생활을 소개하며 다른 회원이나 현지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한달에 한두건씩 외국인 납치사건이 발생하고 있어 이동할 때 신의 가호를 구한다며 치안에 대한 불안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아버지와 여동생의 건강을 기원하는 대목에서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납니다.

오는 8월 말 귀국한 뒤 연말쯤 터키로 가겠다는 계획도 적혀 있었지만 이 계획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혹시나 하고 기대를 걸었던 가족들은 엄 씨의 죽음을 아직 믿을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아버지는 일주일 전쯤 마지막 통화에서 수화기 건너편에서 들려온 딸의 밝은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엄용대/고 엄영선 씨 아버지 : 할 말이 없습니다. 아직 경황이 없어서 할말이 없어요. 죄송합니다.]

유족들은 오늘(16일)밤 11시55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우리 시각으로 내일 오후 예멘의 수도, 사나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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