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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6.15 9주년 '강경메시지' 눈길

입력 : 2009.06.14 19:53

맞대응 자제 입장 탈피…대북 여론분열 차단 목적도


정부가 제1차 남북정상회담 합의인 6.15 공동선언 채택 9주년을 맞아 강경한 대북 메시지를 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14일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한은 우리 정부가 6.15선언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방하고 있으나 6.15선언에서 약속했던 `답방'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남북대화를 거부했고, 이산가족 상봉 중지와 남북교류협력을 위축시키는 등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는 것은 오히려 북한"이라고 지적했다.

논평은 또 북한의 대남 비방과 반정부 투쟁 선동 등이 6.15선언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이날 논평에도 정부가 6.15선언을 포함한 모든 남북 합의를 존중한다는 기존 입장, 북한이 대화에 나올 것을 촉구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지만 전체적인 톤은 그간 북한의 자극적인 언사 속에서도 자제해온 `맞대응'을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쏟아낸 것이었다.

특히 북한을 대화의 무대로 끌어내기 위한 레토릭이 예상됐던 6.15 9주년 담화에서 `6.15선언을 지키지 않는 쪽은 북한'이라고 지적한 대목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북한은 작년 3월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부 업무보고때 6.15, 10.4선언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을 강조한 이후 최근 개성공단 실무회담때까지 줄곧 `남측이 6.15를 부정한다'는 논리를 전개해왔고 그에 대해 정부는 `6.15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북을 설득하는 식으로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논평에 대해 "전체적인 상황을 감안해 낸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즉, 북한이 핵실험을 함으로써 비핵화를 핵심으로 내세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완벽하게 역행하는 상황, 우리 근로자를 77일째 면회조차 불허한 채 억류하고 있는 상황,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대남 선동에 더욱 열을 올리는 상황 등을 두루 감안한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 대통령에 대한 북한 방송의 실명 비난은 3월 335회에서 4월 207회로 줄었다가 5월 333회로 반등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4일까지 141회를 기록하고 있다. 또 5월부터 현재까지 대남 비난 및 반정부 선동 내용의 담화.성명은 총 30건으로 올해 1~4월 합계 17건을 크게 상회했다.

또한 최근 북한의 대미.대남 기조로 미뤄 우리 정부의 노력만으로 북한을 진정성있는 대화의 무대로 끌어내기 어렵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노력만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북한에 대해 할말은 하고, 우리 국민들에게도 북한의 내부 상황, 대남 공세의 부당성 등을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써 대북 여론의 분열을 막는 쪽에 정책의 무게 중심을 두겠다는 기조가 읽힌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지난 4일 공개석상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후계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견해를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현재 국내 정치적 상황이 메시지의 톤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6.15 9주년을 맞아 민주당을 중심으로한 야권에서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정책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겠다'는 인식이 이번 논평에 담겼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