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개성회담 대응기조 '주목'
북한이 11일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임금.토지임대료 등과 관련해 4~31배의 인상을 요구함에 따라 정부가 19일 차기 회담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과도한 요구에 대해 '개성공단만 놓고는 협상이 이뤄질 수 없음을 확인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큰 틀에서 남북관계를 풀기 전에는 협상이 실질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비관론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부로선 북한이 핵실험까지 한 마당에 남북관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대북 접근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일단 '비핵.개방 3000' 등 대북정책의 원칙은 견지하되 남북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한편 북한에 억류된 유모씨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 아래 개성공단 관련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다음 회담에서 취할 수 있는 입장은 크게 봐서 '북의 요구는 입주기업 이해에 직결되는 것들이므로 정부가 나설 게재가 아니다'며 선을 긋거나 개성공단을 태동시키고 인프라를 만든 '지분 보유자'의 자격으로 실질적 협상을 전개하는 쪽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정부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정부가 임금 인상 및 기존 계약을 변경하려는 협상을 할 수 없다는 기조 아래 회담장에서 유씨 문제만 거론할 경우 협상은 계속 이어지기 어려워 보인다.
그 경우 북한이 임금과 세금 등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함으로써 '받아들이든지 나가든지 택하라'고 기업들을 압박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적극 협상하는 쪽을 택할 경우 국민 여론 등이 부담이다. 유엔 안보리를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의 자금줄을 옥죄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국면에서 정부가 북한의 '달러박스'인 개성공단의 이익을 늘려주기 위한 협상에 나서는 것 자체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이 같은 두갈래 '선택지'를 앞에 두고 있지만 고민해야할 부분은 또 있다.
북한이 11일 회담에서 양갈래 신호를 던졌다는 점에서 어느 쪽에 무게를 둬야 하는지부터 분석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당시 회담에서 연간 임금 인상률과 토지사용료와 관련, 각각 일정한 범위(임금인상폭 10~20%.토지사용료 평당 5~10달러)를 설정해 제시함으로써 협상의 여지를 남겨 뒀고 개성공단 기숙사 및 탁아소.출퇴근 도로 건설을 요구하면서 공단을 발전시킬 의지가 있다는 언급도 여러 번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4배의 임금인상과 이미 계약에 따라 당사자인 토지공사가 납부한 토지임대료를 다시 끄집어 내 도저히 감당키 어려운 액수(5억달러)를 요구한 대목은 개성공단을 앞세워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만들었다.
'순수한 의미에서의 공단 유지를 위한 협상'이냐 아니면 '받지 않으면 나가라'는 식의 폐쇄 경고냐를 놓고 정부가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정부의 기본 입장은 개성공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수준에서 이와 같은 조건(임금이상 등)들이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개성공단을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기본 입장을 바탕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이나 개발업자 등과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면서 차기회담을 준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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