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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간 수면박탈…나는 동물입니까?"

입력 : 2009.06.09 15:57|수정 : 2009.06.09 16:00

관타나모 수용소 석방자 "7년간 고문 시달려" 폭로


"이것이 고문이 아니라면 그럼 무엇입니까? 난 동물입니까? 인간이 아닌가요?"

미국 관타나모 수용소에 7년6개월 동안 붙잡혀 있다가 지난 5월 풀려난 라크다르 부메이디언.

알제리 출신인 그는 8일 보도된 미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수감 기간 수면 박탈과 같은 고문에 끊임없이 시달렸다고 폭로, '수감인들이 좋은 대접을 받고 있다'는 미 정부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2001년 10월 보스니아 사라예보 주재 미국 대사관을 폭파하려고 음모를 짰다는 혐의로 보스니아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피의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보스니아 정부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압박을 못 견디고 그를 미군 당국에 넘겨줬다.

그는 2002년 1월 손발이 묶인 채 관타나모 수용소로 이송됐으며, 2주 뒤 부시 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 대사관 폭파 음모를 짜던 테러리스트를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부메이디언은 당시만 해도 미 당국이 자신의 결백을 확인하고 즉각 석방시켜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가 자유의 몸이 되기까지 결국 7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이 기간 심문관들로부터 대사관 폭파시도 혐의에 대한 질문은 단 한 차례도 받지 못했으며, 대신 끊임 없이 신체적 학대에 시달렸다는 것이 부메이디언의 주장.

심문관들은 그를 16일 연속으로 잠을 자지 못하게 하거나, 줄에 매달아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강제로 달리기를 시키는 방식으로 고문했다고 부메이디언은 말했다.

자신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단식 투쟁에 돌입했을 때도 심문관들은 음식을 코앞에 갖다 놓는다거나 팔 엉뚱한 곳에 주사를 찔러넣기도 했다고 부메이디언은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고문이 아니라고 보십니까? 그럼 무엇이라고 부르겠습니까?"라며 "나는 동물입니까, 인간이 아닌 건가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메이디언은 수감 기간 심문관들이 자신에게 거짓 증언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내가 알-카에다 출신이고, 오사마 빈라덴을 모셨다고 말하면 그들은 나를 칭찬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내가 테러리스트가 아니라고 말하면 그들은 '협조하지 않는다면 때려주겠다'고 협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식 투쟁을 거듭하던 부메이디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프랑스가 관타나모 석방자의 입국을 허용해 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지난 5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는 9.11 테러로 미국 정부가 강력한 대응에 나선 것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면서도 "한달은 괜찮지만 7년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결백한 사람과 아닌 사람, 테러리스트와 테러리스트가 아닌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메이디언은 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