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임채진 검찰총장의 사퇴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검찰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금주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대검 중수부는 작년 가을 세종증권 매각과 휴켐스 인수를 둘러싼 비리의혹 내사에 착수, 작년 12월 노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와 후원자인 박 전 회장, 고교동창 정화삼씨 등 12명을 구속기소했다.
정기인사와 함께 올 2월 새로 구성된 수사팀은 전국의 '특수통 검사' 8명을 수혈받는 등 전력을 보강, 지난 3월17일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체포를 시작으로 '박연차 게이트'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검찰은 불과 보름 새 이 전 원장과 송은복 전 김해시장,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장인태 옛 행정자치부 차관, 박정규 전 민정수석, 민주당 이광재 의원 등 6명을 구속기소하고, 한나라당 박진 의원과 민주당 서갑원 의원을 차례로 소환조사했다.
검찰의 속도전에 정치권은 초긴장 상태에 빠졌고, '박연차 리스트'가 떠돌면서 지방자치단체장과 판ㆍ검사, 경찰, 국가정보원의 고위 관계자 다수가 속칭 '연차 수당'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일각에서는 수사 대상자가 70명에 달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검찰 수사는 3월 말 노 전 대통령 측의 500만 달러 수수설이 언론에서 먼저 불거지면서 뒤틀어질 조짐을 보였다.
검찰은 2라운드 수사에서 정ㆍ관계 및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연루된 세무조사 무마 로비의혹을, 3라운드에선 노 전 대통령을 수사할 계획이었지만 너무 빨리 노 전 대통령이 부각되는 바람에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순서를 뒤집을 수밖에 없었다.
검찰은 4월7일 노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리던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을 체포했고, 노 전 대통령의 100만 달러 수수혐의 공범으로 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그가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천만원을 빼돌린 사실까지 추가로 밝혀내 같은 달 21일 구속했다.
그 사이 검찰은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등을 소환조사했고,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집(아내)에서 받아썼다", "중요한 것은 증거"라며 수차례 해명 또는 반박성 글을 올려 장외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지기도 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4월30일 피의자 신분으로 대검 중수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봉하마을을 출발해 되돌아갈 때까지 22시간 동안의 행로가 전국에 생중계되다시피 했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전국의 검사장과 지청장, 전직 검찰총장의 의견을 수렴해 5월4∼6일께 노 전 대통령을 불구속 기소하려 가닥을 잡았으나, 40만 달러 추가 수수 혐의가 포착되고 미국 아파트 계약서 확보가 늦어지면서 사법처리를 보름 이상 미뤘다.
노 전 대통령은 같은 달 23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임 총장은 비보를 듣자마자 자신을 임명했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고뇌를 이유로 사직서를 냈다.
사직서는 게이트 수사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이유로 반려됐지만, 남은 수사를 이끌어갈 마지막 동력이었던 천신일 회장의 구속영장마저 기각되자 임 총장은 이달 3일 다시 사직서를 내고 27년간 몸담았던 검찰을 떠났다.
수장을 잃은 검찰은 정치권의 공세가 계속되고 참고인마저 소환에 불응하는 지금 상황에서는 신속하게 사건을 종결하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12일께 수사결과를 발표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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