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둔 대검 중수부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조사 내용을 어느 범위까지 포함해야 할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부는 서둘러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12일께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지만 노 전 대통령 혐의와 관련된 수사 내용의 범위를 확정하지 못해 발표문 완성이 지연되고 있다.
통상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피의자가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될 때는 구체적 혐의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의율(擬律.관련법 적용) 내용과 처리 결과 정도만 발표하는 게 관례다.
그러나 검찰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너간 640만달러의 성격을 규명하는 것이 이번 수사의 핵심이었고, 전직 대통령을 수사 대상으로 한 사건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수사 착수 경위와 진행 과정 등을 발표문에 포함시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전 두 달 가까이 세간의 시선이 쏠렸던 사건인 만큼 국민의 알권리 존중 차원에서라도 어느 정도 설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엔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급속히 확산된 '검찰 책임론'에서 파생되는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 수사의 정당성을 해명해야 한다는 검찰 내부의 여론도 작용한 것도 풀이된다.
문제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내용을 어느 선까지 발표문에 담아야 할지 선뜻 결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박 전 회장이 전달했다는 100만 달러와 500만 달러 외에도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에게 송금한 40만 달러 등 노 전 대통령을 향했던 의혹이 여럿인 데다 자칫 상세히 혐의 내용을 발표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이 검찰 입장에선 여전히 부담스럽다.
검찰이 이처럼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수사결과문에 노 전 대통령 부분을 포함키로 한 검찰의 입장에 대한 법조계의 여론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재경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있던 사건인 만큼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부분을 뺄 수는 없지 않겠느냐. 수사의 당위성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마당에 검찰이 다시 고인의 혐의를 거론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고, 수사도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이 다시 고인의 혐의 및 수사 내용을 발표할 경우 오히려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며 "노 전 대통령의 혐의는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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