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엘리제궁 환영행사도 사양한 오바마

입력 : 2009.06.07 09:40

"지금은 경제 챙기는게 급해" "파리관광은 은퇴 후에"


프랑스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가족들과 함께 6일 파리 센강의 시테섬에 있는 12세기 고딕양식의 대표적 성당인 노트르담 대성당을 전격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북부 캉 지역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콜빌쉬르메르의 미군 묘역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6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분주한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늦게 부인 미셰 여사와 말리아(10), 사샤(7) 등 두 딸과 함께 노트르담 대성당을 잠시 찾았다.

이어 오바마 가족은 파리 시내의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숙소인 주프랑스 미대사관저로 서둘러 돌아갔다.

당초 프랑스 엘리제궁 측은 파리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 부부를 위한 엘리제궁 환영행사에 참석해달라고 제의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바쁜 일정'을 이유로 사양했다는 후문이다. 오바마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잠시 방문한 것을 빼고는 가족들에게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짧은 방문일정을 뒤로 하고 오바마는 7일 파리를 떠난다. 앞서 독일에서도 반나절도 안되는 체류 시간을 가졌었다.

프랑스 관리들은 엘리제궁 환영 만찬 일정도 잡히지 않는데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비평가들은 오바마의 짧은 유럽 체류일정을 들어 그가 유럽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냐는 섣부른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지금은 빨리 본국에 돌아가 경제 문제를 챙겨야 한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유럽방문 일정이 왜 이렇게 짧은 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나는 스케줄이 너무 빡빡하다"라면서 "내가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파리를 방문해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오바마는 "나도 파리에서 느긋하게 주말을 보내면서 센강을 산책하고 멋진 식사를 하고 룩상부르 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기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면서 "그보다는 미국의 경제위기 문제를 챙겨보는 것이 우선순위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는 달리 부인 미셸 여사와 두 딸은 오바마 대통령과는 별도의 항공기 편으로 파리에 도착해 5일 에펠탑을 방문하는 등 파리 시내 관광을 했다. 미셸 여사와 두 딸은 오바마 대통령보다 하루 늦은 8일 파리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 가족의 노트르담 깜짝 방문은 1994년 파리를 방문했던 빌 클린턴 전대통령 부부의 행보를 연상케 했다.

당시 클린턴 부부는 숙소인 미대사관저를 빠져나와 불시에 노트르담 대성당을 찾아 관광 중인 학생들과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으며, 저녁에는 파리 시내를 흐르는 센강변을 산책하기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클린턴 부부는 센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퐁데자르(예술의 다리)를 걸어서 건너, 루브르 박물관도 둘러보는 열의를 보였다.

앞서 30여년 전인 1961년에는 존 F.케네디 당시 대통령과 재키 여사가 프랑스를 방문해 프랑스인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었다. 재키 여사는 소르본 대학에서 수학한 적이 있어 미국식 억양이긴 하지만 프랑스어를 구사할 줄 알았었다.

당시 케네디 부부는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이 주최한 성대한 오찬과 만찬에도 참석했으며, 케네디 대통령은 "재키를 수행하고 파리에 왔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프랑스인들을 열광시킨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파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