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전면쇄신론이 좌초냐, 격화냐의 갈림길에 섰다.
한나라당 지도부와 친박(친박근혜)계의 '물밑공조'로 당내 쇄신요구가 일단 벽에 부딪힌 형국이지만 소장.쇄신파들이 사즉생의 각오로 제2라운드를 준비하고 있어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언제든 논란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일단 8일이 새로운 라운드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쇄신파는 이날까지 당 지도부가 사퇴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9일부터 곧바로 행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 돌리기, 당사 및 국회내 농성, 청와대 및 당 지도부에 대한 공개질의서 발송 등 다각도의 대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탕평인사를 촉구한 `7인성명'의 주도자 가운데 한 명인 김용태 의원은 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현 정권이 자멸하지 않으려면 뼈를 깎는 쇄신을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정치적 노숙자가 될 각오를 하고 끝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친이계 한 의원은 "친박측에서 우리를 보고 권력투쟁을 한다고 하는데 위기에 처한 현 상황을 내심 즐기며 차기를 노리는 게 바로 권력투쟁 아니냐"면서 "당이 끝내 쇄신을 거부하면 의원직을 건다는 각오로 대대적인 정풍운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2차 분수령은 주초에 있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전체 의원과의 만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선 쇄신에 대한 찬반 양론이 여과없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 쇄신파 의원은 "대통령 앞에서 민심의 현주소를 과감하게 전하고 결단을 촉구할 것"이라면서 "이번 만찬이 덕담만 주고받는 그런 자리로 끝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원론적이나마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 찬성과 반대, 어느 쪽이든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 대통령이 당내 쇄신요구에 공감을 표하면서 모든 걸 본인에게 일임해 달라는 식의 원론적 언급만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논란이 잠시 소강국면으로 접어들 공산이 크다.
당 지도부와 친박, 청와대는 여전히 전면쇄신에 부정적이다.
박희태 대표는 최근 "이 시점에서 꼭 해야 되는 것은 단순한 화합보다 원천적인 화합이 있어야 한다"며 자신의 역할론을 거듭 강조했고, 청와대도 "국면전환을 위한 인사개편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친박측 역시 "당지도부 교체는 본질이 아니며 대통령의 국정기조를 바꾸는게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가운데서도 박 대표가 지도부 거취에 대해 장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청와대도 "(쇄신요구를) 겸허한 자세로 귀를 열고 듣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당청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