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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장승업'을 싼값(?)에 사세요!

홍순준

입력 : 2009.06.05 11:43|수정 : 2009.06.08 16:48


인물화와 산수화의 천재화가로 불렸던 단원 김홍도는 꼬마신선, 즉 동자와 사슴을 소재로 많은 그림을 남겼습니다.

1745년 무렵 작품으로 알려진 '사슴과 동자'는 인물+사슴+자연을 한 폭에 모두 담은 수작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감정가만도 3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또다른 조선 후기 천재화가 오원 장승업.

장승업은 '기명도'에 능했는데요. 주로 선비의 방안에 있는 그릇가지와 서책, 그리고 간혹 꽃과 게 등을 함께 그려놓은 그림인데 병풍에 많이 쓰인 그림들입니다. 장승업의 기명도는 하나에 천만원씩, 8폭 병풍이면 8천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이런 고미술품들은 지난 2002년부터 세간의 화제를 불러모았습니다.

당시 휘문의숙, 현재 휘문중고교의 설립자였던 민영휘의 후손들이 고미술품들을 갖고 소유권 분쟁을 시작했습니다. 민영휘는 명성황후의 조카면서 일제 시대 조선 최대의 갑부로도 유명했던 인물입니다.

민영휘의 손자가 2001년 사망하면서 자녀들이 위에서 말한 작품 등 모두 35점의 고미술품을 갖고 소유권을 다퉜는데, 2002년 법원은 이 작품들을 경매에 부쳐 경매대금을 나눠가지라고 결정했습니다.

그 뒤 고등법원 결정이 나왔지만 불복, 또다시 대법원에 상고된 뒤 더 이상의 속보는 나오지 않았고, 작품들은 세간의 관심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들을 포함해 모두 47점의 고미술품이 다시 세상에 나왔습니다.

지난 2007년 민씨 후손 가운데 한명이 상속.증여세를 체납해 이 미술품들이 모두 서울 종로세무서에 압류 처분됐고, 한국 자산관리공사가 공매 처분하기로 한 겁니다.

당시 35점 가운데 5만원짜리 연적 등 자잘한 것들은 모두 1건으로 처리됐는데 자잘한 것들을 각각 1점씩 처리하니까 47점이 됐고, 2002년 16억원 감정가 처리된 작품들은 이번엔 12억 3천만원 감정가 처리돼 나왔습니다.

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전자입찰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6월 8일부터 10일까지 인터넷 공매가 이뤄지는데요, 이 작품들은 8일과 9일 이틀동안 서울 평창동에 있는 '서울 옥션'에서 오프라인으로 열람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감정가보다 높으면 낙찰되겠지만, 낮을 경우 유찰되는 형식이고 유찰되면 1주일 뒤 10% 싼 가격에 다시 공매에 부쳐집니다. 이런 식으로 감정가의 50%까지, 모두 6차례 공매가 이뤄지게 되죠.

낙찰된 금액은 모두 체납된 세금분으로 처리됩니다.

워낙 작품성이 뛰어나다 보니, 사실은 경매회사와 중앙박물관, 고미술협회 등도 응찰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요즘 미술 경기가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예상외로 싼값에 국보급 미술품을 소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자산관리공사측은 '손님 끌기'에도 열심인 모습입니다.

물론 아무리 싼 값에 공매된다 해도 반값까지 떨어져도 김홍도 그림은 1억 5천만원인데...일반 서민들이 구입하기엔 너무 벅찬 가격일 겁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소장품으로 세상에서 사라지기 전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이 기회에 인터넷이나 현장 방문을 통해 일단 한번 봐 두는 것도 괜찮겠죠.

 

[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