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정면충돌로 회생절차 난관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가 노조의 점거 파업에 대해 31일 직장폐쇄라는 강수를 둠으로써 노사간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대규모 인력감축 등 회생을 위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해온 쌍용차로선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쌍용차의 회생 역량에 대한 채권단의 부정적 인식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 노사 정면충돌 불가피 = 쌍용차는 이날 오전 중앙노동위원회와 경인지방노동청, 평택시 등 해당 관청에 평택공장에 대한 직장폐쇄를 신고했으며 이와 동시에 노조에도 점거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노조 측은 이에 "회사 측이 대화와 타협 없이 일방적으로 직장폐쇄를 결정한 것은 협상을 포기하자는 것"이라며 사 측이 이 문제를 공권력으로 푼다면 이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해 점거 파업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회사 측은 노조원들이 공장점거를 계속할 경우 일단 2-3차례 퇴거 요청을 반복해 명분을 쌓은 뒤 경찰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불법적인 공장점거를 계속할 경우 형법상 퇴거불응죄와 업무방해죄를 물어 경찰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할 것"이라며 이는 현재 노조의 점거 파업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노조가 현재 진행 중인 파업을 풀지 않는 한 경찰력을 통한 강제 해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강덕중 평택경찰서장은 "노사간 협상의 여지가 있고 평택 공장의 여러가지 위험요소를 감안해 공권력 행사에는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쌍용차를 살리기 위해서는 점거 파업이 장기화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에 떼밀려 공권력을 투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 사측 왜 강수 뒀나 = 회사 측이 직장폐쇄를 단행한 데는 파업이 지속될 경우 급격한 생산 감소로 회생 절차가 물거품이 되고 결국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회사 측은 "당초 이달 계획됐던 차량 생산량은 5천400대였으나 파업으로 1천600대밖에는 생산되지 못했다"면서 자금회전이 안 돼 월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파업이 계속된다면 경영정상화는 제대로 추진조차 못한 채 파산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쌍용차 문제를 노사 문제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며 "본질은 채권단인 금융권과 채무자인 회사와의 관계인데 노조는 이를 노사 문제로 몰아가고 있다"며 자구안을 추진해 채권단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회사도 노조도 없다는 현실을 노조가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회사 측은 여기에 더해 민주노총을 비롯한 관련 노동단체들이 쌍용차 파업에 적극 개입, 노조원들과 접촉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장폐쇄를 통해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지 않을 경우 자칫 쌍용차 문제가 사회적,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은 물론 대규모 인력감축 없이도 회생이 가능한 상황에서 회사가 무리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대주주인 상하이차에서 쌍용차 법정관리의 책임을 지고 주식을 소각하고 이를 통해 산업은행이 대주주가 돼 공적 자금이 투입되면 일자리 나누기 등을 통해 2천646명이라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없이도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며 사측의 정리해고 방침에 맞서고 있다.
회사 측은 그러나 "노조의 주장은 일시적인 위기에서는 통할 수 있으나 이미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상황과는 맞지 않는 얘기"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받아쳤다.
◇ 쌍용차 어떻게 될까 = 회계법인 실사 결과 쌍용차는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4천억 원 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법원은 "구조조정과 신규대출 등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회생 계획을 실행할 가능성이 없으면 회생절차는 폐지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조사결과는 쌍용차가 2천600여명에 이르는 잉여인력을 감축하고 금융권 등의 협조를 받아 신차를 적기에 투입했다는 가정 하에 산출된 것이어서 이 '시나리오'가 실현되지 못하면 쌍용차는 또 다시 파산위기에 처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리해고 문제에 있어 노조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또 신차개발 등을 위한 신규대출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결국 파산 결정이 내려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쌍용차는 정리해고와는 별도로 1천400여명의 퇴직이 이미 확정되는 등 인력구조를 효율화하는 방안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인력감축이 2천600명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정리해고가 불가피하지만 현재까지는 비교적 희망퇴직 접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게 회사의 자체 평가다.
또 퇴직금 등 구조조정 관련 비용과 신차 개발비 등의 자금 마련은 산업은행을 통해 3천300억 원에 달하는 담보를 토대로 대출을 추진하고 있다.
쌍용차는 구조조정 비용 1천억원과 신차 개발자금 1천500억 원 등을 지원받으면 구조조정 및 회사 정상화 방안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의 총파업과 이로 인한 생산차질이 계속될 경우 채권단과 법원은 쌍용차의 회생절차를 중단하는 게 낫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우려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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