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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경기 부상자가 배상받을 수 있는 조건은?

입력 : 2009.05.31 09:19

법원 "레드카드 나올 만한 심한 반칙 있어야"


축구경기 도중 장애가 남을 만큼 심하게 부상했더라도 '레드카드'를 받을 만큼 심한 반칙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면 배상받기 어렵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임채웅 부장판사)는 군복무 중 대대장 주관하에 열린 축구경기에서 무릎을 다쳐 전역한 한모(29)씨가 지휘관 등이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1억7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학군사관후보생을 거쳐 소위로 임관한 한씨는 육군 모 부대 인사장교로 복무하던 2005년 3월 대대장이 주관한 축구경기에 참가했다가 부대 동료의 태클로 왼쪽 무릎 관절의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상해를 입고 전역했다.

이후 한씨는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다 장애 정도가 기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한씨는 퇴장 사유에 해당하는 심한 반칙으로 부상한 데다 부대 지휘관이 경기중 부상이 생기지 않게 평소 주의의무를 충실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에 배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축구경기가 규정을 지키는 등 통상의 적절한 방식으로 치러졌다면 경기 도중 부상했다 해도 상대 선수나 감독자에 주의의무 위반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한씨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만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대한축구협회의 경기규정상 '심한 반칙 플레이'나 '난폭한 행위' 등 퇴장성 반칙 행위에 의한 부상이라면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상대 선수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할 만큼 심한 반칙에 의해 부상했을 때만 배상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프리킥이 주어지는 `옐로카드'가 발부되는 반칙도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받을 순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재판부 설명이다.

재판부는 "원고는 뒤쪽에서 태클을 당했지만 슬라이딩이 아닌 스탠딩 태클이었고 태클을 건 선수가 경기 도중 퇴장당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할 만큼 심한 반칙이나 난폭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