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서울시 직원들은 바짝 긴장, 보건당국 "철저히 격리돼 감염 우려 없다"
27일 오전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서울 모처.
신종 인플루엔자A(H1N1)에 감염된 외국인 영어 강사들과 함께 오피스텔에 머물던 50여명이 모처 건물 2∼5층에 수용돼 있었으나 평온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외국인 영어 강사들이 층마다 설치된 발코니에 나와 대화를 주고받는 표정에는 아무런 두려움도 발견되지 않았다.
일부는 웃통을 벗은 채 햇살을 만끽하며 일광욕을 즐겼고 달리기와 줄넘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마치 휴양지에 온 것처럼 느긋한 모습이었다.
생명을 위협하는 신종플루에 노출돼 격리됐다는 사실이 전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유로운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건물 입구에는 긴장이 감돌았다.
현관 앞에는 '관계자외 출입금지'라고 쓰인 안내판이 설치됐으며 경찰관 한 명이 출입을 통제했기 때문이다.
감염 우려자들을 관리하는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건 등 생활용품을 거둬가고 있었다.
점심때가 되자 '철가방'을 실은 오토바이들이 속속 기숙사 건물에 도착했을 때는 이곳의 위험성이 간단치 않음을 누구나 감지할 수 있었다. 감염을 우려한 질병관리본부측이 기숙사 구내식당을 폐쇄해 외부에서 철가방으로 음식이 배달된 것이다.
전병률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매일 해당 국가의 대사관에서 자국민의 상태를 확인한다"며 "최대한 불편함이 없도록 편의를 제공하면서도 외부와 철저히 격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센터장은 또 "신종 인플루엔자A는 감염자와 1.5m 이내에서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누지 않는 한 감염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격리시설 직원이나 그곳 어린이집 학부모들의 걱정과 달리 격리시설 내부가 매우 안전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의 설명에도 주변 사람들의 걱정은 간단치 않다.
격리시설 구내에 있는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던 부모들은 "신종플루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외국인 수십 명이 수용됐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폐쇄된 어린이집이 다시 열리더라도 아이들을 맡길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일하던 직원들도 미덥잖은 표정을 지었다.
한 직원은 "지난 토요일 질병관리본부 관계자가 공기를 통한 감염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해 큰 걱정은 하지 않지만 조금 찜찜한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영어강사들의 '자유분방한 옷차림'을 문제 삼는 직원도 있었다. 건물에 갇혀 지내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웃통을 벗거나 민망한 차림으로 발코니에 나오는 행동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지적을 했다.
격리된 외국인 영어강사 50여명은 최종 감염자가 발견된 지 일주일 뒤에야 건물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