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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조계, 법정내 '요란한 의상' 논란

입력 : 2009.05.24 09:26


짧은 스커트을 입거나 요란한 색상의 넥타이를 매고 법정에 출석하는 문제가 미국 법조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NYT)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논란의 시발은 지난 19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제7차 순회법원협회 연차 총회에 참석한 판사와 변호사들간 자유토론에서 비롯됐다.

당시 조앤 레프코우 일리노이 북부지구 연방판사가 법정내 관행의 장단점을 논하는 과정에서 일부 여성들은 법정 분위기에 맞는 의상을 입고 출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한 여성 변호사가 체육관에서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는 차림과 같은 복장으로 법정에 나왔다고 예를 들면서 변호사들의 법정내 의상문제는 법률회사에서 조용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리노이 중부지구 연방지방법원의 마이클 맥커스키 부장판사는 한 로스쿨의 모의재판에서 한 여성이 너무 짧은 스커트를 입고나와 의자에 앉지 못하고, 블라우스도 너무 짧아 차마 쳐다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가세했다.

파산법원의 벤자민 골드가 판사도 법정내 분위기를 산만하게 할 수 있는 요란한 의상은 '중대한 문제'라면서 "토요일 밤에 외출하거나 파티에 가는 복장으로 법정에 나와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뒤 "웃는 얼굴 등이 디자인된 요란한 넥타이를 매고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남녀구분없이 일부 변호사의 행태를 싸잡아 비판했다.

총회장에서 있었던 자유토론의 내용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논란은 확산되기 시작했다.

한 여성은 미국변호사협회(ABA) 웹사이트에 "뭔 쓰레기 같은 소리냐. 바보같은 남자들만이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쏘아부쳤고, 한 남성은 "제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위해 성을 이용하지 말라"고 반박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레프코우 판사가 토론에서 법정에 무슨 옷을 입고나가야 할지 걱정되는 여성들은 전문직 여성들의 패션 등에 관해 조언을 하는 사이트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자 이 사이트는 21일 "레프코우 판사님이 우리 사이트를 광고해주셔서 영광"이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같이 논란이 확산되자 맥커스키 판사는 "활발한 대화가 이뤄졌다"면서 의상문제는 로스쿨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페미니즘 문제를 다루는 보스턴대 법대의 수잔 코니악 교수는 법정내 의상이 분위기를 산만하게 한다면 "눈만 내놓고 온 몸을 가리는 이슬람 여성들의 부르카와 같은 옷을 입고 법정에 나가야 한다는 말이냐"고 반문하면서 '부질없는 논쟁' 이라고 비판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