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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노무현 전대통령 정치역정 조명

입력 : 2009.05.23 21:46|수정 : 2009.05.23 21:47


"대한민국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치판을 바꿨고, 대중을 실망시켰다"

로이터와 영국의 BBC 방송 등 주요 외신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잇따라 별도의 부고 기사나 인물 기사를 내보내고 그가 걸어온 정치 역정을 집중 조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인물 기사인 '뉴스메이커'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쟁취하고자 거리로 나섰던 세대의 투사로서 대통령직에 올랐지만 실패한 지도자로서 이를 퇴색시키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통신은 '노 전 대통령은 정치판을 바꿨고, 대중을 실망시켰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고등학교만 졸업한 독학의 변호사이던 노 전 대통령에게 가장 빛났던 순간은 지난 2007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였다"고 꼽았다.

로이터는 또 "좌파 성향을 보여온 고인이 지난 2002년 반미(反美)주의 물결을 타고, 인터넷을 이용해 80년대 민주화운동에서 싸웠던 젊은 전문직 지지자들을 결집함으로써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그러나 "검찰이 지난 4월 노 전 대통령의 가족이 업자로부터 600만 달러가량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그를 조사하면서 '개혁가'로서의 명성은 큰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BBC 방송은 인터넷판에 부고 기사를 싣고 "노 전 대통령은 논쟁의 여지가 있는 인물로, 그의 행정부는 스캔들과 내분이 끝없이 이어졌다"라고 평가했다.

BBC는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3년 취임할 당시 상대적으로 젊고, 부패 정치근절을 약속해 한국이 요구하는 새로운 출발을 할 것처럼 보였으나 재임 기간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았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AFP 통신은 노 전 대통령이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권위주의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 개혁가"라고 평가했다.

AFP는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숨김없는 화법을 고집하면서 정치적 반대 세력과 국민 일부를 멀어지게 만들었으며, 청렴한 지도자로서의 명성도 수백만 달러 규모의 부패 수사에서 피의자로 조사를 받음으로써 퇴색됐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