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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입금된 600만 달러 갖고 튄 중국인

입력 : 2009.05.22 15:51


뉴질랜드에서 어렵게 사업을 하던 한 30대 아시아 남자가 은행의 실수로 자신의 통장에 들어온 1천만 달러(약76억원) 가운데 600만 달러를 빼내 종적을 감춰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뉴질랜드 언론들은 22일 레오 가오라는 이 남자가 중국 출신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경찰은 가오가 여자 친구와 함께 이미 국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경찰 연락관을 중국으로 긴급 파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들의 행방에 대한 확실한 단서는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무엇보다 은행 직원이 손가락 하나를 잘못 놀리는 단순 실수로 일어난 인재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5일 일어난 이 사건은 뉴질랜드 관광지 로토루아에서 후안 디 장이라는 친구와 BP 주유소를 동업하고 있던 가오가 초과 인출된 계좌를 메우기 위해 거래은행인 웨스트팩 은행에 1만 달러를 긴급 대출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일어났다.

하지만 주유소 계좌에 입금된 돈은 1만 달러가 아니라 그 1천배인 1천만 달러였다.

은행원의 실수로 엄청난 거금이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사업가 손에 흘러 들어간 것이다.

말도 없이 주유소는 바로 그 이튿날 문이 닫혔고, 가오와 여자 친구 영은 물론 동업자인 장도 행방을 감추었다.

은행이 실수를 깨닫고 이들의 계좌를 추적했을 때는 이미 600만 달러가 사라진 뒤였다. 400만 달러를 겨우 회수한 은행은 그 동안 사설탐정을 고용해 이들을 추적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시간이 한 참 지난 21일에야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은행 측이 언제 신고를 해왔는지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했다.

경찰은 이들이 거액을 손에 넣은 뒤 국외로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터폴에도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은행 측은 이번 사건은 시스템의 잘못으로 생긴 게 아니라 사람의 실수로 인한 것이라고만 밝히고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 매시 대학에서 금융학을 강의하는 데이비드 트립 교수는 1천만 달러 정도를 외국에 송금하는 것은 은행에 가서 계좌를 만든 뒤 간단하게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은행원들이 그런 요청이 있을 때 면밀히 검토하지 않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들이 만일 돈을 50만 달러 뭉치로 쪼개서 그렇게 했다면 은행원들이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통장에 들어온 돈을 갖는 것을 불법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약간의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한다.

클레어 매튜스 매시 대학 교수는 만일 자신의 계좌에 잘못 들어온 돈이 자기 것이라고 정당하게 믿고 쓴다면 그것을 되돌려 줄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당신의 통장에 수백 달러가 들어와 있고, 그게 무슨 돈인지 정확하게 모르는 상태에서 단순히 들어올 돈이 들어왔다 보다 생각하고 그것을 쓴다면 그것은 문제가 안 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돈이라고는 주급 밖에 안 들어오는 사람이 갑자기 수천 달러가 통장에 들어와 있는 것을 보고 썼다면 문제가 달라진다"며 이번 사건처럼 돈이 잘못 입금된 경우 은행 측이 돈을 돌려받는 것은 채무를 찾는 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사건을 절도나 사기사건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한편 일부 신문에서는 가오의 출신국과 관련, 가오의 여자 친구인 영의 한 고향 주민의 말을 인용, 영에게 한국인 남자 친구가 있었고 그 동안 로토루아에서 살아왔다고 밝혀 가오가 한국인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