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가 19일 `박연차 게이트'의 핵심 인물 중 한명으로 분류되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소환함에 따라 게이트의 한 축인 `세무조사 무마로비'에 대한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검찰은 이르면 20일 천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신병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그의 진술 여하에 따라선 막바지에 이른 수사의 불똥이 다시 여권 인사 등으로 튈 수도 있다는 게 검찰 안팎의 관측이다.
검찰은 이어 조속한 시일 내에 권양숙 여사에 대한 재조사도 마치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후 그동안 미뤄왔던 전ㆍ현직 정치인과 판사, 경찰, 지방자치단체장 등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 6월 말까지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관련된 수사에서 손을 턴다는 계획이다.
◇ 여권에 불똥 가능성 vs "더이상 없어" = 검찰은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의 핵심 줄기로 박 전 회장-천 회장-한상률 전 국세청장 라인을 사실상 지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해 7∼11월 박 전 회장이 세무조사를 받을 때 한 전 청장과 천 회장이 수차례 통화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한 전 청장도 전자우편(이메일) 진술서에서 천 회장이 접촉을 해와 청탁을 했으나 받아들이지 않고 정상적으로 세무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한 전 청장에게서 `의미있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천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절친한 대학 동기동창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가 여권의 다른 인사들에게 부탁하지 않고 직접 한 전 청장을 상대했을 수도 있지만 `보험 차원'에서 여기저기 청탁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천 회장이 정ㆍ관계 인사와 두루 친분을 맺어왔으며, 박 전 회장과도 의형제 사이란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로, 법조계 안팎에서는 천 회장이 직접 여권 핵심 인사들에게 박 전 회장 구명 로비를 벌이고 다녔거나 박 전 회장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따라서 천 회장의 뒤를 쫓다보면 또다른 증거나 그의 진술에 의해 검찰의 수사 칼날에 베일 여권 인사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일단 세무조사 무마 로비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천 회장의 로비 대상 가운데 한 전 청장 이외 고위직이나 정치인 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한 전 청장) 이상이 누가 있겠느냐. 여권 핵심 인사와도 통화한 내역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 6월말 수사종결 위해 막바지 잰걸음 = 검찰은 천 회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한편 조만간 권양숙 여사를 재소환한 뒤 노 전 대통령 신병처리 방향도 결정할 방침이다.
그렇게 되면 `박연차 게이트' 수사는 가장 큰 봉우리들을 동시에 넘어 가파른 내리막길에 들어서는 셈이 된다.
검찰은 민유태 전주지검장과 부산고검 김종로 검사, 대검 C과장, 또 검찰 고위직 출신인 이종찬 전 민정수석 등 검찰 내부 인사에 대한 조사를 끝낸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선 마지막 남은 그룹이 전ㆍ현직 정치인과 지방자치단체장, 그리고 현직 판사 및 전.현직 경찰 수뇌부 등이다.
검찰은 현역 국회의원의 경우 6월이면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해 일단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H의원 등을 조사한 뒤 이달 말 이미 조사한 박진ㆍ서갑원 의원 등과 함께 사법처리 방향을 일괄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어 큰 변수가 없는 한 전ㆍ현직 자치단체장과 법원ㆍ경찰 관계자 등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해 6월 말까지는 `박연차 게이트' 수사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