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가 19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을 소환함에 따라 작년 하반기 세무조사를 둘러싼 '박연차 구명운동'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작년 7월30일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의 지휘 아래 박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자 검찰수사로 이어질 수 있는 세무조사를 중단시키기 위해 시작된 전방위 로비작전이 시작됐다.
먼저 박 전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국세청장과 현 정부의 첫 민정수석을 지낸 이종찬 변호사,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 동기동창인 천 회장이 구원투수로 나서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청장은 세무전문가로서 홍콩 현지법인 APC의 소득 차명배당에 따른 조세포탈 문제 등을 검토하는 한편 서울국세청 조사4국 실무자들을 접촉한 것으로 검찰은 확인했다.
박 전 회장은 김 전 청장이 대표로 있는 세무법인에 정식으로 조세포탈 사건을 의뢰해 김 전 청장이 공식 루트를 통해 로비를 벌였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천 회장은 비공식 로비를 맡아 한 전 청장에게 수 차례 전화를 걸어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전 수석은 국세청 관계자들을 직접 접촉하지 않고 법리검토 등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무조사 무마로비 관련자들의 해당시점 통화내역을 모두 조사했으며, 박 전 회장 회사 직원들이 회의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까지 다 재연해 놓은 상태"라며 대책회의부터 로비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파악했음을 시사했다.
세무조사가 본격화되자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 등 회사 임직원들이 상경했으며, 김 전 청장의 주도하에 이들과 변호사, 세무사, 언론 담당자 등으로 구성된 실무 대책팀이 꾸려졌다.
대책팀은 박 전 회장이 구속될 때까지 서울 중구에 있는 휴켐스 사무실 등에서 하루에도 수 차례씩 회의를 열어 대처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세무조사 무마로비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구속했고, 그로부터 "한나라당 이상득, 정두언 의원에게 부탁했다 거절당했다"는 진술을 받아내기도 했다.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 내용으로는 천 회장과 김 전 청장, 추 전 비서관 외에 로비에 나섰던 '제3의 인물'은 찾아내지 못했지만 천 회장이나 한 전 청장의 진술에 따라서는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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