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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물갈이' 마침표 찍나

입력 : 2009.05.19 17:58

황지우 총장 중도 퇴진…징계절차는 진행


진보진영의 인사로 분류되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의 황지우(56) 총장이 19일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에 대해 부당함을 주장하면서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황 총장의 사임은 작년 11월 국립현대미술관장직에서 계약 해지된 김윤수(73)씨나 12월 문화예술위원장에서 해임된 김정헌(63) 씨와 마찬가지로 문화부의 감사에서 각종 업무 위반사항이 적발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황 총장의 중도 퇴진도 지난해 문화예술계를 휩쓴 참여정부 '코드인사'에 대한 일련의 물갈이 인사처럼 보일만큼 외견상 닮은 꼴이다.

◇황 총장도 '코드인사' 물갈이?

작년 3월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참여정부에서 임명된 문화부 소속 기관.단체장들의 '물갈이'에 대한 의사를 내비쳤다.

특히 며칠 뒤에는 김정헌 당시 한국문화예술위원장과 김윤수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일부 인사는 이름까지 거론하며 퇴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름이 거론된 인사들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임명됐다며 사퇴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하지만 김윤수 관장은 문화부의 감사에서 마르셀 뒤샹(1887-1968)의 작품 '여행용 가방' 구입 절차 등의 하자로 꼬투리를 잡혀 계약해지를 통보받고 작년 11월 가방을 쌌다. 12월에는 김정헌 위원장이 역시 문화부 감사에서 적발된 문화예술진흥기금 운용 규정 등 위반을 이유로 해임됐다.

이에 비해 황 총장은 비록 진보진영의 인물로는 분류되지만 그동안 특별히 문제시되지는 않아왔다.

실제 최종학 감사관은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이나 문화예술위와는 달리 이번에는 정기적인 성격의 감사"라며 "표적감사는 말도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문화부 관계자도 "유 장관이 그동안 참여정부의 '코드인사'를 말할 때 황 총장을 직접 거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정기적인 감사에서 한예종의 각종 업무미비 사항이 12가지가 적발됐고 그 중 황 총장이 직접 관련된 사안도 자연스럽게 확인했다는게 문화부의 입장이다.

어찌됐든 황 총장이 중도 퇴진하면 새 정부 들어 주요 문화예술 기관 및 단체장의 물갈이는 마무리되는 셈이다. 이미 문화예술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오페라단 등 대부분 기관 및 단체장들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황 총장 사표 제출해도 징계절차는 진행

황 총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징계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최종학 감사관은 "징계는 과거의 위반사항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인 만큼 사표를 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징계 절차는 예정대로 일단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부는 중징계를 요구하는 관련 서류를 20일 중 교육과학기술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설령 징계 절차가 중단된다고 하더라도 총장직 퇴진만으로 일이 봉합될지도 의문이다.

교수직도 내놔야 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황 총장은 한신대 문예창작과 교수를 거쳐 1997년부터 예종 연극원 극작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6년 2월 임기 4년의 총장으로 임명됐다.

문화부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에 문의해본 결과 임기만료가 아니라 사퇴인 경우는 규정상 교수직까지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예종 총장의 경우 장관급으로 문화부 장관의 제청에 의해 대통령이 임명하며 사표 수리도 같은 절차에 의해 이뤄진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