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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성공하려면...

홍순준

입력 : 2009.05.18 10:58|수정 : 2009.05.18 17:30

삼성경제연구소가 제시한 '3대 성공요인'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이 최근 틀렸다는 시험문제를 보여주더군요.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는 이유는?'이었고, 정답은 '현지의 값싼 노동력 때문' 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답이 조만간 바뀔 것 같습니다.

최근 중국 시장이 변하고 있습니다.

80년대 말 이후 개혁개방을 위해 모든 빗장을 풀었던 중국 정부가 2000년대 이후 조금씩 변하더니 최근 금융 위기 이후 완전히 환경을 바꾸고 있죠.

일단 위자 기업의 우대를 축소하고 있습니다. 중국 로컬 기업이 크고 있고요. 또 중국 소비자의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노동자 권익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면서 중국 현지 노조가 외국 기업들에게 장벽으로 다가오고 있죠.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중국 시장을 재공략하기 위해 나서는 기업들에게 3가지 성공요인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현지 완결형 경영체제'를 구축하라.

지금까지 중국을 생산기지로만 여기던 생각을 벗어버리라는 것입니다. 생산기지로만 보면 중국은 생산지로만 역할하고, 다른 나라들이 시장이 되겠죠. 또 한국 사람들이 사장과 임원을 하고 중국 사람들이 노동력을 대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현지의 경영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앞으로 성공한다는 겁니다. 기획과 연구개발, 조달, 생산, 판매 등을 모두 중국에서 소화하라는 거죠. 물론 중국 현지 인력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요. 이미 중국 사람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충분히 쓸만한 사람들이 많은게 현실입니다.

노키아는 이를 위해 베이징에 R&D센터를 세웠는데, 중국에 파는 제품은 100% 이 곳에서 만들고 다른 나라에 팔 제품의 50%도 역시 이 곳에서 개발한다고 하네요. 삼성경제연구소는 현지 기업을 파트너로 인정해 받아들이는 것도 현지 완결형 경영체제의 한 방법으로 제시합니다.

두번째, '중국의 특수성'을 수용하라.

중국에서 장사하기 쉽지 않다, 대부분 망하고 나온다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겁니다.

'중화주의'로 알려진 특수한 자존심, 자긍심, 체면의식을 최대한 인정하지 않으면 망하고 나온다는 건데요. 처음 문을 연 중국…. 못 사는 만큼 자존심도 많이 상했겠지만, 최근의 비약적 경제발전으로 중국인 특유의 중화주의가 새로이 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도요타는 2003년 신차를 출시하면서 광고를 냈는데요. 다리를 질주하는 신차를 향해 돌사자 석상이 절을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는 중국을 상징하는 돌사자가 일본을 상징하는 도요타 차에 절을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중국인의 '격분'을 불러왔고, 결국 광고를 낸 신문은 전량 회수, 폐기됐습니다.

반면 펩시는 상징색인 '파란색'을 과감히 버렸습니다. 대신 중국인의 '붉은색'을 인정하고 '빨간 펩시'를 출시해 호응을 얻었습니다. 중국인들은 이를 '중국에 대한 존중'으로 받아들였다고 하네요.

일본 화장품 메이커 시세이도는 중국 시장만을 위한 '오프레'를 선보이면서 중국인에게 인정을 받았고, 독일 차량 메이커 아우디는 같은 모델을 출시하면서 중국 제품만큼은 조금 더 크고 길게 만들었다고 하네요.

컴퓨터 제조업체 델은 '정찰제'보다는 '흥정'에 익숙한 중국인 성격을 감안해 온라인 직판방식 뿐만 아니라 현지 양판점과 제휴해 오프라인 판매를 늘리는 전략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세번째, '리크스 관리'를 철저히 하라.

중국 시장은 자본주의에서 자생적으로 시작된 시장이 아닙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정부의 개입이 많기 때문에 기업하기 어렵죠. 또 외자기업에 대해선 각종 규제가 많고 또 사업철수에 대해서도 제약을 많이 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정부와의 우호관계를 철저히 하는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P&G는 빈곤층 지원이나 공중보건 교육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고 하죠. 그래서 문제가 일어나도 정부와 직접 협상을 할 수 있는 '라인'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실제 2006년 일본에서 만든 SK-2 라는 화장품에 중금속이 함유됐다는 보도가 나갔을 때, 중국 시장에서 '일시 퇴출' 상황을 맞고서도 사건이 3주만에 마무리된데는 P&G 의 대 정부 관계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까르푸도 프랑스 정부가 티벳을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불매운동에 시달렸었는데요. 까르푸는 2005년 농촌시장 유통망 개선사업과 2006년 농산물 유통기능 강화사업 등 정부 사업에 적극 지원한 덕분에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론 중국인들의 시민의식과 환경문제 등 잠재적 리스크가 더 많아질 수 있습니다. 그 때를 대비한 이른바 '보험' 처리를 잘 해야 한다는 것...중요하죠.

 

[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