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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낼 돈 없다면서 명품 수두룩…체납자 압류 현장

정연

입력 : 2009.05.1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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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직원들이 트럭에서 물건을 내립니다.

목재 가운데서도 최고급으로 꼽히는 화류목으로 만든 가구들.

고액 체납자로부터 압류한 것입니다.

[이필승/서울시 38세금징수과 : 부부 체납자인데 한 1억 2천만 원 정도 체납돼 있습니다.]

다른 부부 체납자의 집입니다.

이들 부부가 지난 9년 동안 내지 않은 각종 세금은 무려 3억 4천만 원!

4백여 차례나 날아온 세금고지서를 모두 무시했습니다.

[제가 작년 11월에 처음 여기 왔을 때 그때 선생님이 납부 계획서 쓴다고 해서 제가 출국금지시킨다는 것을 30일간 유보했어요. 그때 2억 5천 납부하기로 하셨잖아요?]

[하려고 했는데, 그런데 안 되는 돈 어떻게 만드느냐고.]

[돈 없다고 말을 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거죠.]

[그럼 가져갈 것 다 가져가세요.]

[지방세법 28조에 의해서 집안을 수색하고 압류하겠습니다.]

결국 거실 벽에 걸려 있던 그림을 비롯해 동산 4점이 압류됐습니다.

[김동익/서울시 38세금징수과 팀장 : (동산 압류는 이제 갈 데까지 간 경우가요?) 그렇습니다. 최후의 방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본인들이 안 내고 버티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압류된 동산을 저희가 공개 매각하고 세금에 충당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체납자들로부터 압류한 도자기, 수석, 그림 등의 물품들이 한 데 모였습니다.

한국화의 대가인 운보 김기창 화백의 그림부터.

[판화 작품이라고 할지라도 김기창 화백 작품이기 때문에 상당히 가격이 나가고.]

전문가들도 감탄하는 진귀한 모양의 수석들.

[우주원/경매 참가자 : 수석은 형,질, 색 세 가지 따지거든요. 다 좋고 굉장히 좋은 작품들이에요. 보니까.]

감정가만 1천5백만 원이 나온 영국산 그릇 세트.

[물건이라기보다는 작품입니다. 영국 황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죠.]

[55번 손님한테 120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경매물품 46건 중 39점이 낙찰됐고, 2시간 넘게 진행된 경매로 4천만 원이 걷혔습니다. 

[이대수/서울시 38세금징수과 : 전체적으로 보면 미미하지만 이 계기로 이제 세금 안 내는 분들한테 경각심을 일으키는 효과가 오니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냉장고나 침대같이 없으면 체납자의 생활에 불편을 주는 물건들은 체납자 집까지 가서 경매를 붙입니다.

[김동익/서울시 38세금징수과 팀장 : 지금부터 서울시 체납자 소유 압류 동산에 대한 경매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세금 낼 돈 없다고 버티던 체납자 가족들도 일단 아끼는 물건이 경매에 들어가면 태도가 달라집니다.

[(체납자의) 배우자께서 우선매수 청구권 행사하시는 거죠? 지금 대금을 납부해주시기 바랍니다.]

[저 예전에 세금 정말 많이 낸 사람이예요. 예전에 사업하면서.]

재산세를 비롯한 지방세를 5백만 원 이상 안 낸 고액체납자는 서울에만 2만 4천230명.

체납액도 계속 늘어가고 있습니다.

일부 체납자들은 명단 공개나 독촉 방문 같은 당국의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조금씩이라도 나눠내세요. 안 내고는 못 버팁니다.]

[저희가 알다시피 지금 사정이 이렇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체납자를 형사처벌까지 하면서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우리는 벌금이나 고발 조치에 그치고 있을 뿐입니다.

[이상철 : 꼬박꼬박 세금 내는 것이 바보스러운 게 아니냐. 법을 지키는 사람들이 불이익을 많이 받는다는 억울한 생각이 있어요.]

때문에 시민들의 납세 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련법규를 강화해, 체납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