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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금융기관들 20억 대출사기 당해

입력 : 2009.05.17 10:27

광주지검, 주택담보대출 사기꾼들 대거 적발


농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금융기관 일선 영업점들이 허술한 대출 심사로 사기꾼들에게 거액의 대출사기 피해를 보고 돈을 돌려받을 길도 막막해졌다.

광주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옥선기)는 금융기관에서 조직적으로 사기 대출을 받은 44명을 적발, 이들 가운데 주범 서모(37.여)씨를 비롯한 7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씨 등은 2007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세입자가 있는 아파트를 싼값에 매입하고 세입자가 없는 아파트처럼 만든 가짜 서류를 금융기관에 제출하는 수법으로 36차례에 걸쳐 20억원 상당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서씨 등은 별다른 소득원이 없는 사람들을 모아 아파트를 이들 명의로 해 놓고, 세입자 유무를 알 수 있는 `전입세대 열람내역'을 위조해 세입자가 없는 것처럼 꾸며 서류를 직접 확인하지 않는 금융기관 대출 담당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에는 농협의 광주 지역 여신담당 간부급 직원이었던 이모(47.구속)씨 등 금융기관 직원과 법무사사무소 사무장 등이 포함돼 있는데, 검찰은 이씨 등이 불법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는 영업점을 물색해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 시내에 있는 15개 영업점이 이들에게 사기를 당했으며, 해당 영업점의 대출 담당자들은 부실 대출이 드러나면 승진 등에 불이익을 받을 것을 걱정해 자기 돈으로 대출금을 메우는 등 사건 무마에 급급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아파트 명의자가 별다른 소득이 없기 때문에 대출금을 갚을 능력이 없어 금융기관 부실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유사 범죄를 막으려면 전입세대 내역을 직접 확인하는 등 꼼꼼한 대출 심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