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 직전에 공천헌금을 주고 받은 혐의로 기소된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와 김노식 의원, 양정례 의원과 모친 김순애 씨에게 대법원이 14일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이 가운데 서 대표와 김 의원, 김순애 씨는 실형이 확정됐습니다.
친박연대 비례대표 1,2,3번이 줄줄이 의원직을 잃었고, 선거법 위반인 만큼 의원직도 승계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제 남은 절차는 불구속 상태인 세 사람을 수감하는 일입니다.
통상 절차에 따르면, 대법원이 재판결과 통지문을 대검찰청에 보내면, 대검이 이를 지방검찰청에 형 집행을 지시합니다. 그러면 해당 지방검찰청이 신속하게 피고인의 신병을 확보해 교도소로 인도합니다.
이 때 검찰은 피고인이 도망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검찰 수사관이 바로 체포에 나서지만, 그렇지 않다면 피고인에게 몇일 몇시까지 나오도록 통보합니다.
이런 절차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이들 세 사람에게 선고 다음날인 금요일 오후 6시까지 나오도록 통보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납득할 수 있었는데 다음날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금요일 오후 6시까지 검찰청에 나와야 했던 세 사람이 다시 연기를 요청했고, 검찰이 이를 받아들여 월요일 오후까지 나오도록 한 겁니다.
이들이 제 시간에 출석하지 않을시에는 당연히 체포하러 갈 줄 알았는데.. "주말에 잘 보내시고 천천히 나오라"는 검찰의 따뜻한(?) 배려인가요?
검찰 간부는 이런 경우가 희귀한 사례는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래도 되나?"라는 의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습니다.
얼핏 생각해봐도 도주의 우려가 커졌습니다.
수감 생활이 예정된 사람이 순순히 감옥행에 응할 거라는 생각은 너무 순진한 생각인데다, 도주하면 그때 잡아들이면 된다는 생각도 너무 안일한 자세입니다.
또 실형이 확정된 피고인의 구속 집행을 검찰 맘대로 연기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물론 검찰은 이와 반대로 "연기하면 안된다"는 근거도 없다고 주장합니다만..
마지막으로 법집행의 형평성과 엄중함을 잃었습니다.
누구는 국회의원이니까 도망갈 우려가 없다며 이것 저것 사정 다 봐주고, 일반 피고인은 그렇게 안한다면 분명 형평성 시비에 휘말릴 수 밖에 없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대법원 최종 판결의 권위도 훼손시키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월요일 오후에 세 사람을 모두 성공적으로 수감한다면 결과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일테지요.. 또 "대세에 지장 없잖아"라는 검찰 간부의 말이 옳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법은 예외없는 원칙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법을 집행하는 검찰이 이 원칙을 무시하고 상황에 따라 자의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려는 모습에 설사 대세에 지장이 없더라도 엄중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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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법조팀의 현장 반장으로 맹활약 중인 정성엽 기자는 2002년에 SBS로 둥지를 옮겨 사회부 검찰 출입기자와 정치부, 뉴스추적팀 등에서 취재력을 과시해왔습니다. '제대로 정확히 보고 쓴다'는 좌우명을 가진 정기자는 최근에는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씨의 이혼소송 사실을 발빠르게 취재, 특종보도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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