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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신영철 대법관, 다시 '침묵모드'

입력 : 2009.05.15 14:52


촛불재판 개입 논란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신영철 대법관이 지난 13일 사과문을 발표한 이후 다시 `침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 대법관은 최근 이틀간 대법원 청사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취재진의 눈을 피해 지하 주차장을 이용해 출퇴근했다.

사실 신 대법관의 잠행은 촛불재판 개입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난 2월 시작돼 3개월여 동안 이어졌다.

그는 당시 지하주차장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동료 대법관이나 판사들도 일체 만나지 않고 대법원 청사 내에서 `나홀로' 생활을 해왔으며 그 어떤 전화도 받지 않았다.

때에 따라서는 집이 아닌 시내 모처에서 출퇴근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대로 하라고 한 것을 압력이라고 하면 동의하기 어렵다. (자진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다"(3월6일)고 밝힌 것이 유일하게 자신을 드러낸 경우였다.

신 대법관은 그러나 지난 8일 대법원 공직자윤리위가 주의ㆍ경고를 권고한데 이어 13일 이용훈 대법원장이 엄중경고 조치를 하는 등 정식 절차가 마무리되자 마침내 침묵을 깼다.

그는 법원 내부 전산망인 코트넷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신 대법관은 "더 세심하게 배려하고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함에도 도를 넘어 법관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신뢰에 손상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후회와 자책을 금할 수 없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이번 사태를 통해 얻게 된 굴레와 낙인은 이 자리에 있는 동안, 아니 일생 동안 짊어지고 갈 수밖에 없는 나의 짐"이라며 사실상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랬던 그가 서울중앙지법 등에서 일선 판사들의 조직적인 반발 기류가 감지되자 다시 깊은 침묵에 빠져들었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남부지법은 14일 단독판사 회의를 열어 신 대법관이 대법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다수라는 결론을 내렸다.

15일에는 서울동부지법과 서울북부지법에서 판사회의가 열렸고, 이 같은 소장판사들의 반발 움직임은 지방에 있는 법원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진퇴양난에 빠져든 신 대법관이 언제쯤,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면서 다시 침묵을 깨뜨릴지 법원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